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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뉴스]
[배한철] 인터넷망간 상호접속 현황과 규제 (5-끝)
2001년 08월 14일 오후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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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규제개입의 가능성

아직까지 인터넷 상호접속 이슈에 대한 공감대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가
까운 미래에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 위한 규제기관의 노력도 두드러지게 나타난 바는 없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상호접속에 대한 규제 가능성은 조심스럽게 논의되
고 있다. 아래에서는 이와 관련된 몇가지 논의들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
다.

백본사업자의 시장지배력

인터넷 산업에 있어서 상업성의 증가가 상호접속 원칙을 무정산방식에서 다
양한 정산방식으로 변화시킨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정산
방식 도입에 따라 대규모 사업자, 특히 미국 백본사업자들의 영향력에 대
한 우려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난 97년 UUNET이 14개 ISP들과의 피어링(peering) 협정을 끝냈을 때
이것은 소규모 사업자들에게는 엄청난 위협이었다. 당시 미국의 4개 주요
백본사업자인 MCI, GTE, 스프린트(Sprint), UUNET은 모든 인터넷 트래
픽의 85%~95% 정도를 통제하고 있었다. 따라서 소규모 사업자들은 이러
한 백본사업자와 접속하지 않고는 인터넷에 접속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더욱이 인터넷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한지 10년도 채 못돼 벌써부터 합병
과 인수, 수직적 통합으로 산업구조가 집중화되고 있다. 미국의 백본사업
자들은 그들의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통신전송서비스, IP전송서비스, 인
터넷 접속서비스, 컨텐츠 호스팅 등 모든 통신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
고 있다. 이에 따라 peering의 폐지로 인한 백본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을
우려하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인터넷 접속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가진 백본사업자가 접
속 대가를 인상하는 등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가 우려된다.

둘째, 수직적으로 결합된 백본사업자가 peering을 거부할 경우 ISP시장에
서의 경쟁사업자를 재정적으로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

세째, 새로운 백본사업자의 출현을 저지할 유인을 가지는 기존의 백본사업
자간의 담합이 우려된다.

네째, 접속을 거부할 수 있는 인터넷 백본사업자와 접속이 절실한 ISP간
의 교섭력의 불균형이 예상된다.

인터넷의 분열 가능성 상호접속이 거부돼 특정 ISP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다른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없게 되거나, 사업자간 상호접속 조건이 상업
적으로 차별화된다면 인터넷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저하되
고,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은 어렵게 돼 사업자간 경쟁에서 비롯되는 가격
인하나 품질향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이러한 과정들이 궁극적으로 인터넷의 분열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
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분열은 모든 ISP가 다른 모든 ISP와
직접적이면서 중단없는 상호접속을 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은 이미 소비자가 이용가능한 대역폭, 사업자의 재정적 자원, 접속
점(Point of presence), 가입자 수 등에 따라 계층화 현상을 보이며 어
느 정도 분열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FCC는 현재로선 백본사업자들
이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들이 인터
넷 시장에서의 경쟁을 저해하거나 소규모 사업자들과의 상호접속을 거부함
으로써 인터넷의 분할을 야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FCC가 백본사업자와 ISP간의 상호접속에
관여할 가능성은 있다.

미국 중심의 인터넷

현재 지역간 인터넷 트래픽의 약 95% 이상이 북미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역사적인 이유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초 인터넷
은 미국에서 개발됐고 대부분의 인터넷 콘텐츠가 미국에 위치하고 있으므
로 미국의 인터넷 백본은 자연스럽게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백본이 되었
다.

또한 백본망의 수요증가는 투자 증가와 인프라 확대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미국내 인터넷 백본으로의 접속비용 하락현상을 가져왔고, 이는 미국 중심
의 인터넷 체계를 더욱 공고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인터넷의 미국집중 현상은 지리적 측면에서 인터넷 트래픽 처리를 매우 비
효율적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가는 트래픽은 미국
을 거쳐서 가야하므로 훨씬 더 먼 경로를 이용해야만 한다. 특히 인터넷
교환점(internet exchange points)이 없는 경우에는 자국에서 소통될
수 있는 트래픽마저도 미국을 거쳐야만 소통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도 있다.

또한 미국 밖에 있는 ISP들이 미국에 있는 백본사업자와 접속하고자 할
때 미국과의 국제전용회선 요금을 전액 부담해야 된다. 이는 미국의 백본
사업자들이 인터넷 국제전용회선을 상호필요에 의한 회선으로 보지 않고 이
용자, 즉 미국 밖에 있는 ISP의 필요에 의한 전용회선으로 인식하였으며,
실제로 미국 밖의 사업자들은 초기 인터넷 접속을 위해 이 비용을 부담하
는 데 동의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외 다른 지역 콘텐츠사업자 증가로 미국과 다른 나라간의 트래
픽이 점차 균형을 이루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인터넷 전용회선의 일방
적 부담은 미국의 백본사업자와 다른 나라 ISP간의 불평등 문제뿐만 아니
라 ISP들의 채산성 악화로 연결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5. 맺는말

인터넷망간 상호접속 원칙은 지난 10년간 상호협력과 평등을 기반으로 한
무정산 원칙에서 상업적인 협상모델로 변화해 왔다. 이러한 진화과정이 필
연적인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 상호접속의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게
한다.

첫째, peering으로 대변되던 무정산 방식에서 트래픽의 흐름이나 다른 기
준에 의한 정산방식으로의 전환은 계속될 것이다. 또한 시장의 힘이 실제
접속원가에 반영되어 접속료 수준은 계속 낮아질 것이다.

둘째, 국제 인터넷망간 접속료도 인하될 것이다. 유럽의 백본망 접속비용
은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접속료의 하락은 아
시아나 남미, 아프리카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세째, 원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접속은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조건
으로 제공되지는 않을 것이다. 통신서비스, 특히 인터넷 서비스는 인구밀
도가 높고 경제활동이 많은 도시지역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
이다.

네째, 새로운 프로토콜 개발과 트래픽의 효율적인 관리로 인해 ISP들은 고
객들에게 더 차별화된 접속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터넷 산업이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해 온 것처럼 향후 인터
넷 상호접속의 변화과정이나 이에 대한 개입 정도를 가늠하기는 매우 어려
운 일이다.

아직까지는 시장원리에 기반한 사업자간 협상이 인터넷 상호접속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백본사업자의 시장지배력 형성이나 국가간의 불공정 행
위가 경쟁의 저하나 소비자의 폐해 등으로 이어지고 결국 이러한 문제들이
인터넷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을 증폭시킨다면 어떠한 형태로든 규제가 개
입될 가능성이 크다.

배한철 한국통신 경영연구소 연구원 han17@k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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