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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빚내서 주식 사는 개미들에게


추가 하락 가능성…반대매매 위험 점증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 두달여 됐는데 하루 2~3% 하락은 이제 예삿일이 돼버렸다. 1%만 떨어져도 꽤 크게 체감됐던 것이 언제였는지 까마득할 정도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속도가 빨라지며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는 올해만 벌써 두 번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시장의 혼란이 점차 가중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걱정되는 점은 일반투자자들의 대응 태도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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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폭락장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유례없는 개미들의 매수랠리다. 이들은 코스피에서 2월 17일부터 이달 18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고 한달 내내 순매수에 나섰다.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규모가 무려 12조원에 달한다.

개미들의 매수 기조는 기존 보유 주식의 평균단가를 낮추거나 저가매수를 노린 신규 매수의 경우로 나눠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두 가지 모두 하락장에서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투자전략이다.

문제는 개미들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신용공여를 통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신용공여는 매수한 주식가치가 일정수준 밑으로 떨어지고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라는 위험을 수반한다. 근래 개미들의 매수세가 걱정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대매매의 그림자는 이미 드리우기 시작했다. 신용공여 잔고 추이가 이를 말해준다. 이달 10조원을 웃돌던 신용공여 잔고는 8조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는 반대매매로 인한 것이란 게 대체적인 견해다.

증권사별로 반대매매에 따른 개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2일의 유예기간을 주거나 담보비율을 낮춰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는 있지만, 시장의 폭락세가 당장 하루 이틀에 끝날 지 미지수여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다.

증시의 비이성적인 흐름이 계속되며 소위 전문가라는 애널리스트들도 향후 전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면서도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열어두고 있는 분위기다. 코스피가 1100~12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예측불허의 시기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지만 지금은 쉬는 게 오히려 돈을 버는 길일 수 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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