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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 다시 한번 믿어 보겠다는 금융당국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은행들이 투자자 보호를 잘 하겠다고 하니 믿고 (일부 신탁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의 신탁 판매를 전면 금지하려고 했던 금융당국이 한발 물러서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은행에서 파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

허용되는 것은 파생결합증권(ELS)을 편입한 신탁(ELT) 중 코스피200, S&P500, 유로스톡스(Eurostoxx)50,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니케이225 5개 지수를 사용한 상품이다.

은행 영업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은행 영업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는 5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T 판매를 허용키로 한 것은 그동안의 손실이 크지 않았던 것과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많이 발행됐다고 해서 이들 지수가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지수 흐름을 보면 유로스톡스50의 경우 2015년 4월 3800선에서 1년이 채 되지 않은 2016년 2월 2600선까지 떨어졌다. 10개월 만에 30% 이상이 빠진 것이다.

홍콩H지수도 2018년 1월 13900선으로 전고점을 찍었다 홍콩사태 이후 올 8월에는 9700선까지 30% 이상 급락해 현재도 크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ELS, ELT 등의 손실구간이 보통 최초설정일 대비 40~50%에 분포돼 있고, 3년 만기 상품도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주요 지수형이라고 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는 셈이다.

게다가 시장 상황에 따라 특정 지수 관련 상품 설정이 쏠리는 경향도 있어, 만약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이 지수가 급락하는 경우에는 무더기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난 9월 기준 유로스톡스50지수의 발행 규모 대비 점유율은 85%에 달한다.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무조건 잘못됐다고는 할 수 없다. 투자자들도 기대 수익 대비 리스크를 짊어져야 맞다.

하지만 손실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리스크 테이킹' 의사가 없는 투자자에게 이런 상품을 판매한다면 문제가 된다. 이번 DLF 사태에서도 손실 자체보다는 '불완전 판매'가 은행들의 문제로 지적됐다.

은행들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것을 전제로 일부 신탁상품 판매를 허용받았다.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하고, 투자자보호 장치도 강화하겠다는 것이 약속이다.

이번에 허용된 일부 ELT 신탁상품도 은행에서 판매가 허용됐다고 해서 결코 안전하기만 한 상품은 아니다. 이 같은 약속이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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