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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민의, 서민에 의한, 서민을 위한 부동산정책
2019년 08월 08일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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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내주 발표될 예정이다. 일본 경제보복 이슈로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늦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예정대로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전면 시행보다 집값 상승이나 청약 과열이 우려되는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 위주로 선별적으로 시행하고, 전매제한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토교통부는 6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위한 세부안이 확정됐으며, 내주 초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위한 세부안에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과 시행시기 등의 내용이 담긴다.

정부와 국토부는 부동산시장의 과열 양상을 잠재우고 투기수요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 재편을 위한 고강도 정책을 2017년부터 연이어 내놓고 있다. 최근 민간택지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는 개정안의 시행 속도를 내는 데는 시장 예상보다 센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는 등의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온 국민이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지역이 서울 강남권으로 한정된 것은 아니다. 대표 부촌으로 손꼽히는 압구정, 청담동, 한남동이 꼭 아니어도 된다. 매매가 고점이 이어지는 이들 지역에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금 부담이 클 수도 있지만, 직장과 가깝지 않을 수도 있고, 주거환경이 본인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본가나 거주하는 지역이 강남이 아닐 수도 있다. 또 아파트에 거주해야만 집에 산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독주택도 집이고, 오피스텔 연립 다세대 다가구 원룸도 모두 집이다.

2017년부터 이어진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는 서울 혹은 강남,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잡는데 무게중심이 더 치우쳐있다. 강남구를 중심으로 서울 도심 집값이 폭등한 것이 사실이고, 가파른 상승세와 투기수요를 어느 정도 억제하는 역할을 정부가 해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강남권 집값을 잡는다고 해서 당장 강남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서민층, 실수요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국토교통부는 주택 관련 정책과 관련된 수많은 보도자료와 해명·참고자료에 늘 '서민', '실수요자'라는 단어를 써왔다. 지난 5일 배포한 참고자료에는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서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투기적 수요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등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라고 했다. '서민들에게 안락한 주거지를 제공하는데 중추적인 역할', '서민 주거안정과 지역 공동체 회복을 목적으로' ,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서민 부담을 고려해', '서민의 생애주기별 주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등의 문구를 꾸준히 써왔다.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서는 '지난해 우리는 서민과 실수요자가 중심이 되는 주택시장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흔들림 없이 이행했다'고 했으며, 상반기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포용적 주거복지, 실수요 중심의 안정적 시장관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짜 실수요자 서민층의 주거를 고려한다면 우선순위가 잘못됐다. 군부대, 공공시설 등이 이전해 공공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지를 활용해 소득기준별 공공분양 물량공급을 대폭 늘리고, 기존 신도시와 노후화된 도심 위주의 인프라 개선이 필히 우선시 되어야 한다.

대도시와 소도시 사이의 심각한 주거환경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주요 도심 내의 인프라를 보충한다면 상황은 더 나아진다. 얼마 전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강남 때리기 대신 중심부 노후 주거지만 잘 관리해도 일반 실수요자, 서민들의 주거만족도가 몇 배는 향상될 것"이라면서 "아이가 2~3명 있는 가정이라면 어느 누가 아직 전봇대 등이 LED로 교체되지 않아 밤이면 으슥해지는 곳에서 살고 싶겠냐.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촌이라고 해도 전봇대 등만 교체하고 주변에 어린이 도서관, 놀이터, 공원 등만 잘 조성하고 관리해도 진짜 서민들의 삶의 질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택공급 역시 마찬가지다. 산을 깎고 나무를 베어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효율을 끌어올려 공공분양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공급이 병행돼야 하는데 몇만 호 공급이라고 하면서 실제 공급된 수치는 전체 파이 중 몇 조각에 불과하다"면서 "1~2기 신도시 교통인프라 구축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충분히 다양한 접근을 통해 작은 부분부터 개선해 진짜 실수요층, 서민층의 주거 안정화에 도움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 대상 1순위가 된 강남은 정부 주도로 계획 조성된 지역이다. 강남지역은 교통, 생활 인프라, 입지 등 사람일 몰릴 수밖에 없는 객관적이고 확실한 이유가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 지방 각 도시도 마찬가지다. 기존 주거지에 강남만큼은 아니더라고 편의시설과 생활 인프라를 구축하고, 어디로든 이동이 편리하게 교통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근본적으로 충분한 주택공급과 진짜 서민들이 밀집 거주하는 주거지역의 생활 인프라 편의성을 높여 나가는 정책변화가 절실하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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