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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P2P투자자 속도 모르고… 국회시계는 3년째 제자리


6월 국회 절호의 기회지만 낙관 어려워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친구 한 명이 돈을 떼였단다. 작년에 한 P2P 대출 업체에 20만원 정도 투자했는데, 원금 상환 기일이 지났는데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꼬박꼬박 이자가 들어와서 아무 일 없겠거니 했단다. 큰 금액이었으면 어쩔 뻔했냐면서 그 정도 선에서 끝난 걸 다행으로 알라고 말했다.

사실 당장 인터넷만 검색해 봐도 비슷한 사례는 많다. 기한을 3개월이나 넘기고서야 원금이 상환됐다느니, 이자가 들쭉날쭉하게 들어온다는 식이다. 결국 마무리는 다시는 투자 하지 않겠노라는 다짐으로 끝난다.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현재 국회엔 P2P 대출 관련법이 발의돼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 대출 중개업법에 관한 법률안'에는 금융감독원에 P2P 대출업체를 감독할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업체의 위법행위로 투자자가 손해를 볼 경우 배상 책임을 지우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현재 이 외에도 비슷한 4개 법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P2P 대출 관련법은 지난 4월 국회 때만 해도 통과가 낙관적이었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만큼 P2P 대출 업체를 법으로 규제할 당위성이 있는 데다, 민병두 의원안 같은 경우 지난 2017년 7월에 발의된 만큼 긴 시간 동안 여야 간 '컨센서스'가 형성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손혜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지정 관련해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사퇴를 요구하는 등 보이콧을 선언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토의조차 못한 채 4월 국회는 끝나버렸다.

이번 국회 전망도 밝지 않다. 패스트 트랙 법안을 두고 여야가 극한으로 대치하는 탓에 국회 개회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회가 열린다 해도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이슈라는 똬리를 풀기 전까진 정무위 정상화는 어려워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엔 국회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지역구 챙기기에 돌입할 거란 우려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이번 6월 국회가 아니면 또 한참을 기다려야만 하는 셈이다.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는 사이 애먼 투자자와 소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 금감원이 작년 3월부터 9월까지 P2P 대출 업체 178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20개사에서 사기와 횡령 혐의가 포착됐다. 그 중 일부는 허위 상품으로 투자자를 현혹한 데다, 투자액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곳도 있다고 한다. 물론 투자금 회수는 불가능했다. P2P 대출 업계조차도 일부 부실 회사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법안이 통과되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엔 P2P대출 관련법 외에도 '신용정보법 개정안'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다수의 금융관련 법안들이 계류돼 있다. 그중 일부는 여야 간 이견이 존재하는 법안도 있다. 쟁점이 있다면 토론을 통해 협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더구나 실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일이다. 그게 시민을 대의해야 할 국회의 역할이다. 정치적 이익을 좇느라 정작 해야 할 일을 방기하는 행태는 수단과 목적이 전도된 것과 다름없다.

벌써 6월도 중순에 접어들고 있다. 일하는 국회, 정말 보기 어려운 걸까.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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