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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들의 계속된 해외투자…정부는 뭐하나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롯데케미칼이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ECC(에탄크래커), EG(에틸렌글리콜)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총 사업비만 31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3조6천억원이다. 이번 투자로 미국 레이크찰스 인근의 2천500개의 일자리 창출과 막대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예상되고 있다.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국제 무역분쟁을 불사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말 취임한 이후 백악관에서 국내 대기업 총수를 면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케미칼의 미국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미국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트럼프 대통령은 신 회장과 면담 직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롯데 신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 그들은 루이지애나에 31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한국 기업으로부터의 최대 규모의 대미 투자이며, 미국민을 위한 일자리 수천 개를 만들었다"고 환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준공식 행사장에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 롯데의 대미 투자를 크게 반겼다. 그는 "이 투자는 미국의 승리이자 한국의 승리이고, 우리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도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마냥 웃지만은 못했다. 이같은 초대형 투자가 우리나라에 진행됐다면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보, 수십년동안 계속될 후방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총리는 미국에서 신 회장을 만나 국외뿐 아니라 국내투자도 장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계와 업계에서는 싸늘한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적대적인 기업정책과 불필요한 규제 등으로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를 만들어놓고 무슨 명목으로 미국의 롯데케미칼 준공식에 얼굴을 내미냐는 비판에서다.

지난달에는 SK그룹이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기공식을 열었다. SK그룹은 조지아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2025년까지 16억7천만달러(약1조9천억원)를 투자한다. 조지아주는 SK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일자리 2천개와 수십조원에 달하는 전후방 사업효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SK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가장 일조한 것은 조지아주의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다. 조지아주는 축구장 150개가 들어가고도 남는 공장 부지(112만㎡)를 사실상 무상 제공했다. 각종 인프라 건설과 투자에 상응하는 세제혜택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기업들의 해외투자는 지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3%를 기록했다. 특히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10% 이상 감소해 21년만의 최악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는 55조원,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기업은 무려 3천500여곳에 달했다.

물론 일부 재벌의 횡포와 비도덕적 행동은 반드시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적대적 기업정책과 불필요한 규제, 비효율적인 행정 등은 신자유주의 시대 속에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릴 뿐이다. 기업이 해외로 탈출하면 일자리는 줄어들고 재정도 바닥이 나며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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