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자수첩] SK오너 3세 마약 혐의…노블리스 오블리주에 '찬물'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인 최영근(32)씨가 변종 마약을 구매·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되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재벌3세의 일탈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실현이 요원하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리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것으로, 그 신분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재계에서도 SK그룹의 경우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모범 사례로 꼽힐 만큼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창업주 손자의 일탈 행위로 인해 그간 SK그룹이 쌓아온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 [뉴시스]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 [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2일 최 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최 씨의 양성 반응을 확인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최 씨는 지난해 3∼5월 마약 공급책으로부터 고농축 대마 액상을 15차례 구매하고 18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마약공급책에게 먼저 접근한 뒤 환각성이 대마초에 비해 40배나 높은 대마 종류를 사들였다. 최 씨는 이같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경찰은 최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앞서 SK그룹은 오너3세의 마약 논란 이전에도 가습기살균제 등의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법원은 지난달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관련 자료를 은폐한 혐의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박철 부사장을 구속했다. 또한 검찰은 지난달 SK케미칼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재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인 1990년대 초 작성된 서울대 이영순 연구팀의 '유해성 보고서'를 삭제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 보고서는 SK케미칼이 1994년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기 전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중요한 증거로 보고 있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은 5대째 스웨덴 대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국민적 기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훌륭한 기업인을 길러내기 위한 발렌베리 가문의 엄격한 ‘교육철학’과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최우선으로 한 까다로운 후계자 검증 과정 덕분이다.

SK 일가 역시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현에 앞서왔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 둘째 딸인 최민정 씨는 해군 장교로 자원입대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일으키기도 했다. SK그룹이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처럼 국민기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SK오너 3세 마약 혐의…노블리스 오블리주에 '찬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