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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靑 투자 구걸설에 김빠진 김동연·이재용 회동


[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첫 대면했다. 지난달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국빈 방문 중에 이 부회장과 즉석 환담에서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이후라 정부와 재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언론에서도 삼성전자가 100조원 안팎의 투자와 연간 1만명 이상의 고용계획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의 당부에 이어 김 부총리와 회동 일정이 잡히면서 관측은 기정사실화로 바뀌었다.

그간 주요 그룹들이 김 부총리와 회동 이후 대규모 투자와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이 삼성전자의 투자와 고용계획 발표를 굳힌 계기였다. LG그룹의 경우 19조원 투자·1만명 고용, 현대자동차그룹 5년간 23조원 투자·4만5천명 고용, SK그룹 3년간 80조원 투자·2만8천명 고용, 신세계그룹 3년간 9조원 투자·3만명 이상 채용 등의 보따리를 풀었다

더욱이 재계 일각에선 문 대통령에 이어 경제팀 사령탑인 김 부총리의 첫 삼성 방문으로 소원했던 관계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대감은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 간 회동 직전 '청와대의 투자 구걸설'이 불거지면서 찬물을 확 끼얹었다.

구걸설의 요지는 김 부총리의 삼성 방문과 관련해서 청와대가 "정부가 재벌에 투자·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전달했다는 내용이었다. 뒤늦게 청와대가 '구걸하지 말라'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김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 부총리는 "저를 포함한 경제부처 장관들이 우리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제주체들을 만나는데 그 대상을 가릴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에 의지해 투자나 고용을 늘리려는 의도도, 계획도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도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발표가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투자와 고용계획은 연기된 인상이 역력했고 김 부총리와 회동한다는 보도자료조차 내놓지 못했다.

지금 한국 경제는 실업률과 성장률뿐만 아니라 투자설비에서도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 경제 상황이 엄중한 현시점에서 어렵게 마주한 경제팀 수장과 재계 1위 총수 간 회동이 자칫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양창균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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