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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탁] 삼성의 진짜 위기는


안이한 위기의식 극복하고, '뉴삼성'으로 나아가야

[김두탁기자] 직원 A "이번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좀 심각한 것 같은데". 직원 B "별일 있겠어?, 그리고 우리 회사 돈 많잖아".

위 대화는 지난 9월 삼성전자가 배터리 결함을 공식 확인하고, 갤노트7에 대한 전량 교환을 발표한 며칠 후 기자가 삼성 서초사옥 지하 상가를 방문했을 때 들었던, 삼성 직원들이 나누던 대화의 내용이다.

물론 삼성의 모든 직원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젊은 삼성 직원들의 농담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실망감을 지울 수 없었다.

갤노트7은 52일 만에 단종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고 세계 최고의 품질경영을 표방하며 일궈온 글로벌 기업 삼성의 자존심도 땅에 떨어지며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삼성의 품질경영이 어떤 것인가. 앞서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임원들을 불러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한 '신경영 선언'이나, 초기 불량이 많았던 무선전화기 약 15만대를 수거해 경북 구미사업장에 쌓아놓고 해머와 불도저로 망가뜨리고 화형식까지 벌이며 힘겹게 쌓아 올린 것이다. 이번 갤노트7 사태로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위기의식이나 미래에 대한 준비가 없는 삼성 내부의 문제가 깔리지 않았을까. 이런 문제가 결국 지금의 '삼성 위기'라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을까 깊이 생각해볼 때다.

여기에 임직원들의 안이함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에 삼성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사태 수습을 위해 재빨리 리콜을 발표하고 배터리 공급업체를 삼성 SDI에서 중국 ATL로 바꿔 새로운 폰 공급에 나섰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그걸로 마무리될 것으로 대부분 안이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더욱 커졌다.

다수의 임직원이 기민한 사고 대처로 오히려 소비자의 신뢰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또 위기는 기회라는 전략으로 사태 수습과 함께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경영전면에 내세울 절호의 기회로 보고 지난달 12일 등기이사로 선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번 갤노트7 사태에 대한 삼성의 위기 대응 방식은 그렇다 치더라도, 긴급 상황을 원만하게 해결하면서 자연스레 이 부회장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이었음은 쉽게 이해가 간다. 그러나 갤노트7 단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겪게 되면서 이 부회장의 책임은 더 무거워 지게 됐다.

책임경영의 법적 의무를 지는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오는 27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업계는 등기이사 결의안이 원만히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를 합쳐 50만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이 일하는 삼성그룹 실질적인 총수로 나서게 될 이 부회장의 책임감은 실로 막중하다.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를 직시하면서, 만들어지는 부회장이 아니라 스스로 '뉴삼성'을 만들어가는 리더로 거듭나야 한다. 위기 극복을 넘어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한 이 부회장의 앞으로 행보를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다.

김두탁기자 kd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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