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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덕의 턴]2011 가요계에서 윤종신이 갖는 의미


[박재덕기자] 지금 여기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윤종신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40대 가수가 매달 디지털 싱글('월간 윤종신')을 내고 연말이면 다달이 발표했던 음악들을 한 데 모아 앨범('윤종신 행보')을 낸다.

지난 6일 발매된 '윤종신 행보 2011'은 피아니스트 김광민, 이상순, 신치림의 연주, 정석원, POSTINO의 작편곡, 이현우, 장필순, 이정, 정준일(메이트), 김그림, 규현(슈퍼쥬니어)의 노래 등이 더해져 풍성하다. 지난해 말 발표한 '윤종신 행보 2010'에 이은 두번째 결과물이다.

이런 형식을 구축하고 실천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음악을 달고 살겠다'는 말로 의지를 표했다. 윤종신은 "다달이 곡을 발표해서 윤종신을 검색하면 지속적으로 신곡이 따라나오게 할 것이다. 내가 지난달 느낀 감성을 이번달에는 음악으로 만나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윤종신은 이어 "녹음 시스템 간소화 등을 통해 음악을 쏟아내겠다. 이런 다작을 통해 '음악은 내 생활이자 나와 늘 붙어다니는 것'이라는 일종의 올가미를 씌우고 나 자신을 채찍질할 것이다. 음악은 곧 살아가는 얘기기에 창작은 고통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스케치 혹은 에세이 같은 음악을 통해 그는 음악이 음악적 기술의 산물만이 아닌 이야기 중심의 도구라는 화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음악적 내용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는 자신의 나이에 맞춘 40대 화자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다.

최신작 '월간 윤종신 12월호'의 타이틀곡은 '나이'다. 세월에 대한 그의 모색과 탐구, 인생의 무상한 흐름을 들여다보는 가사가 진지하다.

지난해 발표한 '워킹맨'은 또 어떠한가. 길을 묻는 나에게 '나도 몰라' 하고 쓸쓸하게 답하는 가사가 중년의 마음을 잘 대변한다. 30대, 40대가 되어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중년 남성들에게 바치는 '남성 발라드'라는 그의 표현처럼 '워킹맨'은 40대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나이 먹으면서 할 얘기나 소재가 더 많아진 건 사실이에요. 우려낸 음식처럼, 숙성된 막걸리처럼 청자들에게 다가서고 싶어요. 특히 점점 삶에 지쳐가는 30대, 40대 청자들이 윤종신의 음악을 들으며 작은 쓰임새를 찾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올 한 해 윤종신은 '월간 윤종신'을 꾸준하게 발표하면서 9월에는 하림, 기타리스트 조정치와 함께 '신치림'이라는 3인조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 포크 중심의 음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9일과 10일에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사랑의 역사 제5장-Just Melody' 콘서트를 성황 리에 마쳐 올 한 해 음악농사를 의미 있게 마무리지었다.

세상사 흐름을 얘기할 수 있는 시니어 가수, 물이 오른 음악을 하는 가수, 한국식 어덜트 컨템포러리의 방향을 제시하는 가수 윤종신에게는 10대를 포함한 대중을 아우르는 묘한 매력 또한 숨겨져 있다.

그만의 투박한 사운드, 미니멀한 편곡으로 대표되는 음악세계는 젊은 뮤지션을 만나면 폭발할 만큼 놀라운 대중성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강승윤의 '본능적으로'가 그랬고, 버스커버스커의 '막걸리나'가 그랬다.

7년 전 '음악 예능인'이라는 지평을 제시한 이후 자신만의 '예능 행보'를 걸어온 윤종신이 제시하는 선굵은 '음악적 행보'는 우리 가요계에 의미있고 주목할 만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박재덕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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