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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덕의 다시보기]임재범의 '여러분'이 기대되는 이유


[박재덕기자] 단 몇 초 간의 예고 영상에 이토록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주르륵 흐른 것을 믿을 수 있는가.

그게 무엇일까. 임재범이라는 가수가 마법 같은 전율로 우리 가슴을 울리고 감동으로 휘몰아치고 뒤덮어버리는 힘은 무엇일까.

BMK가 말한 대로 그건 호흡도 발성도 아닌, 가수의 숨결일까. 윤도현이 말했듯 음이탈 따위의 틀조차 훌쩍 넘어서는 가수의 진정성일까. 청중을 빨아들이는 가수의 목소리일까, 야성일까, 미친 가창력일까.

단 몇 초 간의 예고 영상만으로 시청자들을 온통 눈물로 물들인 이 사내가 부른 '여러분'을 우리는 앞으로 6일 뒤에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미 많은 여성 관객들이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장면을 우리는 미리 목격했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갈 감동의 '여러분'에 우리의 온 신경은 벌써 집중돼 있다.

임재범의 '여러분'이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노래와 가수의 운명 같은 찰떡궁합 때문이다.

1979년 발표된 윤복희의 '여러분'은 윤복희의 오빠인 윤항기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서울국제가요제 그랑프리 곡이다. 세상에 빛을 본 지 32년 된 이 곡은 우리 가요계 '마이 웨이(My Way)' 같은 곡이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 '마이 웨이'는 '여러분'에 딱 10년 앞선 1969년에 발표됐다. 그 후 수많은 가수들이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며 저마다의 색깔로 이 곡을 부르곤 했다. 그만큼 이 곡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의미가 담긴 곡의 대명사가 됐다.

'여러분'도 '마이 웨이'와 닮아있다. 올해로 데뷔 60년을 맞은 윤복희라는 대가의 파란만장한 생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이 곡은 우리를 뒤돌아보게 한다.

가수의 자기고백적인 가사는 거꾸로 청중인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가수가 노래하는 자신의 외롭고 고달픈 여정은 바로 우리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 묘한 공명은 깊은 울림의 감동으로 가수와 청중을 잇는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가수도 청중도 함께 운다. 가수 입장에서는 온 힘을 다해 울음을 참으며 해야 하는 노래가 바로 '여러분'인 것이다.

이 곡을 임재범이 부른다니. 왕의 귀환이라는 식상한 표현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는 가수 임재범이 혼신의 열창으로 이 고백, 혹은 고해와도 같은 곡을 노래한다니.

조울증을 겪는 등 신산하고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온 임재범이 부르는 '여러분'이기에 그 처절한 감동은 한없는 깊이와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가수 자체가 지니는 드라마의 힘에 곡의 온도는 조금 더 상승할 것이다.

임재범은 15일 방송에서 "관객은 '너를 위해'처럼 공감을 찾지, 완성도를 찾지 않는다. 넋두리나 한풀이 대신 노래다운 노래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아직도 피가 끓어요. 이젠 제가 행복하고 싶어요, 노래하면서"라고 고백했다.

그가 아직도 피가 끓는다니 진정 고맙다. 그의 노래를 듣는 우리의 피도 끓는다. 그리고 우리도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행복하고 싶다.

'여러분' 가사처럼 임재범은 그렇게 우리에게 눈물이자 기쁨인 가수다.

박재덕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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