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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국민의 대통령'과 '5년 대통령'


위장전입이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이제는 생뚱맞다. 청와대에서 그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고 직무를 수행하는데 문제없다고 하는데, 임명권자가 그렇게 생각한다는데 뭐 어쩌겠나.

임명권자의 고유권한이니 그렇게 내버려둬야 하는 것이 낫겠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알아야 한다. 국민들은 위장전입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임명은 임명권자가 하지만 국민의 여론과 다르게 임명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국민의 대통령'이 되느냐, 아니면 '5년 대통령' 하고 난 뒤 두고두고 역사 속에서 '욕먹는 대통령‘이 되느냐의 차이다.

국민 10명중 9명은 위장전입은 처벌해야 한다 생각하고 있다. 10명중 1명만이 '사회통념상 용서할 수 있다'고 답했다.

본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고위급 관료의 위장전입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란 설문조사에서 ▲처벌해야 한다(805명,91%) ▲사회통념상 용서할 수 있다(72명, 8%) ▲잘 모르겠다(10명, 1%)로 나타났다. 총 887명이 답했다.

위장전입에 대한 여론은 명확해 보인다. 특히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지도자라면 더 철저한 잣대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여론과 달리 안타깝게도 현 고위 관료와 정부의 잣대는 그러나 '문제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8.8 개각에 따른 내정자들의 인사청문회가 막을 내리고 있다. 이번 청문회를 두고 '죄송 청문회' '반성 청문회'라고 이름 짓는 이들이 많다. 내정자들이 하나같이 '죄송하다' '반성한다' '잘못했다'고 주저 없이 말하고 있다. 오히려 듣는 사람 입장에서 "진짜 죄송하고 반성하는 것 맞나"라는 의문까지 들 정도로 '죄송'이 자연스럽게 입에 달라 붙었다.

특히 신재민 후보자는 자신이 언론사 논설위원 시절 위장전입에 대해 신랄한 비판 칼럼을 게재하면서 정작 본인은 위장전입하는 상식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위장전입 뿐만 아니다.

노후를 위해 이른바 '쪽방촌' 투기까지 한 이재훈 내정자, 거짓말을 스스럼없이 해대고 '여관에서 어떻게 자느냐'고 감히 말하는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인 김태호 총리 내정자까기...도대체 인사청문회라고 해야 할지 난감하다.

8.8 개각은 '친서민, 소통, 화합'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그러나 내정자들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친서민도, 소통도, 화합에도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만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더 할 말이 없다.

현 정권은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정권'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 여론을 따르지 않는 정권은 두고두고 역사 속에서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는 단순한 진리를 왜 모르는 것일까.

/정종오 경제시사부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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