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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미묘한 시점에서…이재오의 '김문수 대권론'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가 차기 대권주자를 구체적으로 거론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인사청문회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권(大權)에 나선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이재오 내정자는 당당하게 말했다. 현 정권에서 '왕의 남자'로 불리는 그가 차기 '킹메이커'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공개석상에서 밝힌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틀 뒤인 2010년 8월25일은 정확히 이명박 대통령 임기 절반인 시점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 절반을 턴하는 찰라에 차기 대권을 언급한 특임장관의 목소리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특임장관이란 말 그대로 '특별 임무'를 가진 장관을 말한다.

때에 따라서는 명목상의 장관일 수도 있지만 굵직굵직한 현안에서는 '실세'로 부상한다. 특히 '왕의 남자' '실세 장관'으로 일컫는 이재오 내정자인 만큼 앞으로 그 역할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재오가 '김문수 킹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친박계는 긴장감에 휩싸이게 됐다. 줄곧 차기 대권주자 설문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가(家)'에 강력한 경쟁자, 익히 예견됐던 일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서울 은평을 재보궐 선거에서 이재오 후보가 승리하면서부터 친박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친이계의 독보적 존재인 이재오가 국회로 재입성했기 때문이다. 국회에 들어오자마자 특임장관에 내정되고 이를 두고 이재오 내정자는 "아이고, 내 팔자야!"라고 앓는 소리를 냈지만 즐거운 비명이었던 셈이다.

이런 이재오가 공개적으로 차세대 대권주자를 언급, 친박계로서는 아연실색케 하는 장면으로 비칠 수도 있겠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친박계 공격에 앞장서는 인물이다. 김 도지사는 2010년 3월 아이뉴스24와 특별대담에서 당시 친박계를 두고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당시 세종시 원안에 지지를 보냈던 친박계를 두고 "충청도 표가 필요하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친박계가 표를 의식, 당선에 절대 필요한 충청도 표를 얻기 위해 세종시 원안에 찬성하고 있다는 비난이었다. 이런 김문수 도지사에게 친이계의 실세인 이재오가 공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 경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다만 김문수 도지사는 자신의 임기동안 절대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 도지사는 당시 특별대담에서 "대선은 차기고, 차차기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너무 멀리 보는 언론에서 일부 그런 것이지 나를 대권주자로 생각해주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웃었다.

당시 판단이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정치란 오늘과 내일 다르고, 적과 동지의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를 향해 거친 비난을 쏟아내고, 한나라당에 대한 원색조의 비판을 계속하고 있는 김 도지사를 두고 '대권을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분명한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정확히 절반인 시점에서 '실세' 이재오로부터 '김문수 대권론'이 공론화됐고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정종오 경제시사부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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