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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현]청와대 개편, 모처럼 제대로 했다


'성난 민심'에 화들짝 놀란 청와대가 서둘러 조직 정비에 나섰다. 7일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소통, 친서민, 미래'란 3대 키워드를 내걸었다.

물론 청와대의 이번 조직 개편은 6.2 지방 선거 참패의 산물이다. 곳곳에서 책임론이 제기된 터라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도 변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면에서 '잘못 끼운 단추'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이명박 정부 들어 모처럼 제대로 된 그림을 내놓은 것 같아 흔쾌히 박수를 보낸다.

대표적인 것이 '미래전략기획관'을 신설한 뒤 산하에 '과학기술비서관', '방송정보통신비서관', '환경녹색성장비서관'을 두기로 한 점이다. 특히 교육과학문화수석실 소속이던 과학비서관과, 국정기획수석실 소속이던 방송정보통신비서관을 미래전략기획관에 함께 둔 점은 최근의 환경 변화를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 ICT 산업 발전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통신과 순수 기초 과학기술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ICT 산업의 미래를 걱정하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명박 정부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효율 극대화란 명분 하에 정통부와 과기부를 해체하면서, 결과적으론 ICT와 기초 과학 분야를 모두 놓치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최근 들어 정통부와 과기부 부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 김형오 당시 국회의장이나 안철수 교수 등이 이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서 'IT 통합 부처' 공방이 격하게 진행됐다. 최근의 융합 추세에 걸맞은 정부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기 저기서 제기됐다.

실제로 'IT 콘트롤 타워 부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계속 제기돼 왔던 문제였다. 옛 정통부가 맡고 있던 각종 기능들이 방통위, 지경부, 문화부로 쪼개지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뭘 하나 하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볼 멘 소리들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융합 바람이 불자 한 때 대한민국 대표산업이던 IT의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현재의 정부 조직으로는 수평 융합이란 대세를 제대로 포괄할 수 없기 때문이다.

MB 정부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해 IT특보를 신설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기존 틀에 직책 하나만 끼워넣은 터라 애초부터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었던 탓이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의 이번 조직 개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늦은 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융합 흐름을 따라잡으려는 노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기존 IT를 넘어서는 ICT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조치"라는 청와대 측의 설명에 선뜻 동의할 수 있을 정도다.

트위터 등을 통해 온라인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대목도 눈에 띈다. 청와대는 조직 개편을 하면서 홍보 기능의 상당 부분을 트위터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뉴미디어홍보비서관실에 온라인홍보, 온라인PI, 온라인여론, 온라인 협력 등 4개 부서를 배치했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지금이라도 온라인 여론에 눈을 돌리겠다는 선언 역시 반갑기 그지 없다.

물론 조직 개편을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조직을 운용하는 사람이다. 조직의 모양새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어떤 마인드로 그 조직을 운영하느냐는 점이다.

조직개편 이후 진행될 후속 인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모처럼 제대로 된 그림을 보여준 이명박 정부가 그 그림을 잘 운영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소통, 친서민, 미래'란 3대 키워드를 통해 융합 시대를 선도하는 친서민 정부로 거듭나길 당부한다.

/김익현 통신미디어 부장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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