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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구속과 지명수배되는 군수들


"X 팔립니다.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어요."

여주군과 당진군 시민들의 반응이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주군과 당진군에 대한민국 국민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여주군수는 지역 국회의원에게 돈을 건네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당진군수는 건설업체에 특혜를 주고 수십 억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진군수는 그것도 모자라 위조여권을 들고 당당하게 출국하려 시도했다. 인천공항 심사대에서 제지당하자 줄행랑을 치는 엽기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지금은 지명수배상태이다.

여주군과 당진군민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착잡함을 지나 어리둥절하고 도대체 군수가 뭐하는 사람들일까 하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 두명 군수의 행동만으로 군수를 정의하면 '군수:국회의원에 돈을 건네고 위조여권으로 줄행랑을 칠 수 있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여주군과 당진군청 홈페이지는 순간 다운 됐다.

한 여주군민은 군청 홈페이지에 "여주군민들 쪽팔려서 얼굴도 못들게 만든 장본인 사진 좀 내리시죠. 사이트 들어 와서 처음부터 가식적인 미소로 반겨 주시니 심히 거북스럽네요"라고 적었다. 아직 여주군청 홈페이지에는 이기수 군수가 "반갑습니다. 누리꾼 여러분, 여주군수 이기수입니다"며 웃는 얼굴로 네티즌들을 맞고 있다.

타지의 사람들도 여주군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한마디씩을 던진다. "아~불쌍한 여주군민들…" "저도 여주군수 구경 왔습니다"는 등의 말로 관심을 나타냈다. 한마디로 여주군민들은 군수의 낯 뜨거운 행동으로 "부끄럽습니다"는 말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당진군민의 충격은 더 크다.

'내 사랑 당진군'이라는 말을 건네며 웃고 있는 민종기 군수의 얼굴 또한 홈페이지를 큼지막하게 차지하고 있다. '내 사랑 당진군'이라던 민 군수는 그러나 뇌물수수혐의→위조여권→출국시도→공항 거부→줄행랑→지명수배로 이어지는 '활극'을 연출했다.

당진군민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창피하네요" "썩어 빠졌네" "새 희망 당진을 짓밟은 당진군수" "비리와 부패의 천국, 쓰레기 공직자 넘쳐난다"는 등의 의견이 홈페이지를 수놓고 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소속인 이기수와 민종기 군수의 사건을 보면서 아직 지방자치는 멀었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공천을 받기 위해 현금을 뇌물로 바치고 지방의 각종 이권과 관련돼 뇌물이 일상적으로 건네진다면 더 이상 지방자치의 의미는 없다.

'X 팔리고 부끄러운' 여주군과 당진군민들은 이제 유권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군민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권리이면서도 지방자치의 참모습을 되찾는 것은 유권자로부터 나온다. 투표를 통해 그들을 심판하는 것이다.

/정종오 경제시사부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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