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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지식콘트롤타워의 마녀사냥식 해체를 경계한다
4차 산업혁명의 콘트롤타워 수립은 현장의 목소리에서 시작
2017년 03월 13일 오전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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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레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바야흐로 대선정국이다. 누구를 뽑을지, 새 정부는 무엇을 해야할 지 본격 논의할 때가 됐다. 정치권은 새 정부의 조직과 방향성, 중점을 둘 분야들을 두고 벌써부터 공약 대결이다. 무엇을 청산하고 어떤 것을 개선해야 하는지 각계의 의견과 토론도 뜨겁다.

새 정부의 조직 구성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대규모 정부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고칠 건 고쳐야 하겠지만 정부의 조직개편은 때로 무모하게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그냥 따르는 수밖에 없을 때도 있었다.



제일 만만한 조직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 소위 지식을 다루는 부처들이었다. 두 부처는 정권교체기마다 존폐론이 거론되며 흔들렸다. 없어졌다가 부활하고 다시 폐지론에 휘말리며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둘의 통합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합리적 개선책은 받아들여야 하나 무모한 주장까지 제기되니 문제다. 심지어 미래부가 박근혜 정부의 적폐인 듯한 비난까지 나온다. 일을 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정책의 안정성과 연속성은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돌아보건대 정보통신기술 분야는 특히 굴곡이 많다. 김영삼 정부시절인 1994년 신설된 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정부를 관통하며 승승장구했다. 각 부처의 정보통신 관련 업무들을 한데 모아 ICT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했고 굵직한 성과도 냈다.

'IT한류'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정통부는 꽤 잘 나갔지만 적이 많았다. 디지털과 정보기술이 전산업의 인프라로 자리잡으며 정통부의 관여 분야는 넓어졌고 다른 부처들도 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를 두고 역무 다툼도 잦았다.

결국 정보통신부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폐지되고 만다. 과학기술부도 없어졌다. 규제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일부 업무를 이관받았지만 본연의 임무라 할 진흥 업무는 축소됐다. 정통부의 업무는 지식경제부(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부(현재 문화체육관광부)로 분산 이관되는 것으로 정리됐다.

관련부처와 업계, 학계는 패닉에 빠졌다. ICT와 과학 관련 기업들은 어디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 어디에 가서 상의해야 하는지 알기도 힘들어했다. 중심축이 없으니 진흥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행정부 조직 차원에서도 ‘위원회’는 서열에서 밀려 말발부터 먹히지 않았다. 많은 노력과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지식산업은 힘 빠지고 김샜다.

당연히 ICT와 과학 콘트롤 타워의 부활이 필연과제가 됐다. 박근혜 정부가 신설한 미래창조과학부는 절반의 성과였다. 그나마 다시 살아나서 다행이지만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정책을 한 곳에서 총괄하기에는 무리였다. 기초과학 연구가 외면당하는 결과가 빚어졌다. ICT도 힘있게 나아가기는 어려웠다. ICT 관련법은 계류되기 일쑤였고 신설 부처라는 한계로 운신의 폭도 좁았다. 창조와 융합이라는 새 정부의 화두는 이해와 실천이 모두 어려웠다. 나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개편론이 제기되는 건 일부 당연하기도 하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의 개편을 논할 때 중요한 것은 원칙과 방향성이다. 합리적 논지와 근거에 기반한 개편은 해야 한다. 과학기술과 ICT를 분리하더라도 관련부처의 기능과 역할을 개선, 강화한다면 문제될 리 없다. 잘한 것은 이어받고 부족한 건 고치면 된다. 하지만 무조건적 해체와 존재 없는 분산 흡수는 적절치 못하다. 잘못된 과거로의 회귀이자 후퇴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미 공방중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융합을 내세워 미래부 중심의 현재 구조를 지지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직속 기구로 부처간 사업과 예산 조율을 담당하는 '제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립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민간 주도 정부지원’을 전제로 각 부처에 흩어진 R&D 사업을 한 부처가 통합 관리하자는 주장이다.

각론도 그렇고 결론이 어디로 갈 지는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을 완수할 지식 콘트롤타워의 설정 및 유지, 합리적 업그레이드가 필수 과제라는 점이다. 다만 성과를 내던지는 어리석음은 불가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그가 만든 정부조직도 파면’이라는 무모함은 당연 지양해야 한다. 반성할 건 반성하되 무모한 흔들기는 만용일 수 있다. 마녀사냥식 청산은 더더욱 안 된다. 공은 공으로 인정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5세대 통신에 기반한 초연결사회와 인공지능, 빅데이터까지 4차 산업혁명에 동참하려면 지원과 진흥책부터 고민하는 게 순서다. 애써 일하는 사람 기부터 죽여서는 안될 일이다. 그곳에서, 현장의 목소리에서 제대로 된 방향성과 각론이 나온다.

김윤경 아이뉴스24 편집인 겸 부사장 y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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