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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석의 발상전환 매뉴얼]계산 못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2008년 10월 23일 오후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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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어린 시절 은행은 도서대여점과 같은 존재였다. 당시 꽤 인기가 높았던 ‘소년중앙’이나 ‘보물섬’ 같은 어린이 잡지 책을 매달 새롭게 갖추어 놓았기 때문이다. 가끔씩 몇 백 원을 가지고 가서 어린이 통장에 저축을 하고 잡지 책을 보고 왔던 기억이 난다. 옆 자리에서 주부 잡지를 보던 아주머니들도 꽤 있었다.

그렇다면 요즘 은행들은 어떠한가? 지점장이 직접 플래카드를 어깨에 두르고 나와 손님들을 맞이하는 정성이 보이긴 하나, 여유롭게 잡지를 보고 있는 고객들은 드물다. 그 뿐인가? 손님들의 저축액수나 거래규모에 따라 우수 고객들은 별도도 마련된 VIP룸으로 모셔진다.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 진 것이고, 효율을 중요시하게 된 것이다. 쾌적한 공간, 세련된 유니폼을 갖춘 행원들,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춘 요즘 은행은 친절하기는 하나 인간적인 따스함이 사라진 공간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은행에 붙어 있는 표어들도 한 몫을 거든다. 최근에 본 표어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돈이 곧 친구요, 효자다”라는 글이다. 얼굴이 후끈 달아오를 만큼 직설적인 표현이지만, 요즘 세태를 잘 나타내주는 문구가 아닌가 싶다. 요즘같은 때에는 사실 어린아이를 키우는 것도 빠듯해서 출산을 안 하느니, 아이를 적게 낳느니 한다. 하물며 결혼한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일은 옛날 이야기에나 나올 법한 미담이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상당한 재력을 갖추고 계신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나, 이런 경우 오히려 형제들끼리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경쟁하고,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리기 위해서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들도 있다. 말 그대로 돈이 아름다운 효자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지극히 절제된 공간에서의 배금주의(mammonism)적 표어까지, 어찌 보면 한두 푼 모으는 재미에 기쁜 발걸음으로 은행 문을 열고 싶은 사람에게는 숨 막힐 정도의 삭막한 공간이 되어버린 셈이다. 또한,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존재도 돈과 계산에 의해 친밀함이 결정되는 경우까지 다다른 것이다.

이런 상황은 우리들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직장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직장에서의 다양한 관계들도 점점 계산적으로 바뀌고, 이해 득실을 따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동료들과의 관계, 상사와의 관계, 부하직원과의 관계 등 모든 것들이 그러하다. 심지어 맘을 터놓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회식 자리도 계산적으로 바뀌기까지 한다.

하지만, 직장에서 모두 다 계산기를 두드릴 때 한번쯤은 두 눈 딱 감고 계산 없이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 주면 어떨까? 정해진 일상 속에 끝도 없이 펼쳐지는 목표 달성, 승진 문제, 늘 부족한 주머니 사정에 지쳐갈 때 계산기를 던져버리는 여유로운 내 태도가 사람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지 않을까?

언제나 효율이 최우선은 아니다. 항상 계산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각자 나름의 효율과 계산이 틀릴 수도 있고, 더 큰 비효율과 오류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이웃들에게 도서대여점과 같던 은행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나의 직장부터 그런 편안한 분위기로 만들어 가 보자.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조금 더 인간적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 보자. 우리 앞에 풍요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머릿속 계산기를 던져 버리면 어떨까?”

/고평석 지오스큐브 대표column_kop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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