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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진의 개인정보 톺아보기]개인정보보호 틀을 재정비하자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법 개정 본격화
2008년 10월 23일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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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법 적용대상이 정보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사업자에 한정되기도 하고 말 자체가 낯설기도 해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거의 모든 사회적인 이슈에서 이 법이 언급되는 것을 본다. 인터넷이 온 국민의 일상생활이 되었다는 것을 이럴 때 실감한다. 악성댓글, 음란정보 유통, 개인정보, 스팸, 피싱 등이 모두 이 법의 규율을 받고 있다.

이 법은 명칭에 나와있다시피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과 정보보호를 동시에 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얼핏 ‘이용촉진’과 ‘정보보호’는 병립할 수 없는 개념같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다. 정보보호라는 인프라 구축없이 정보통신망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개인정보의 유통이 적법하고 투명해야 시장에 신뢰가 생기고 새로운 먹거리도 창출할 수 있다.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자들이 정보보호 의무를 사업발전에 방해가 되는 규제로 생각하는데 장기적 관점에서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정보통신망상에서는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이 오프라인보다 용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호의 필요성이 더 크다. 정보통신망법은 그때그때 필요성이 발생할 때마다 개정을 통해 이를 반영하려고 노력해왔다. 국내에 신용정보법이나 의료법 등 분야별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여러 법들이 있지만, 정보통신망법을 가장 체계적인 법으로 꼽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넷의 발달로 온·오프라인 사업자의 구별이 모호해지고 다양한 마케팅 제휴로 개인정보 공유가 확산되면서 모든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보호가 요구되자,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국회와 행정안전부에서는 통합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소규모 회원관리 업체까지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곳에는 모두 동일한 법을 적용함으로써 그동안 보호가 미흡했던 곳까지 OECD 등 국제수준의 개인정보보호를 요구한다는 취지이다.

법 위반시 벌금 등 처벌강도도 기존법률에 비해 크게 상향조정된다. 이제는 개인정보 오남용이 심각한 범죄를 구성한다는 인식 때문인데, 강도 높은 처벌은 개인정보 처리자의 경각심을 높여 침해를 사전예방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정보주체의 권리 또한 강화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개인정보 유출시 개인정보 침해원인·내용 등을 정보주체에 통지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2, 3차 피해를 예방함으로써 피해규모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통지의무를 이행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책임경감 등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요구된다.

정보통신망법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개정될 예정이다. 그 중 지금까지 사업자들이 관행적으로 해온 개인정보 수집·이용 등에 대한 ‘포괄적 동의’를 방통위가 ‘개별적 동의’로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이제 사업자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제3자 제공, 취급위탁에 대해 가입계약서·인터넷상 회원가입 화면 등에서 별도 동의절차를 제공하여야 한다. 또한,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시 개인정보 항목, 제공받는 제3자 등을 정보주체가 개별 선택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정보주체는 개인정보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개인정보보호 관련법들을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입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법들이 발효되면, 분명 이전에 비해 사업자나 정부기관 등에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체를 통과한 개인정보는 양질의 정보로서, 활용의 가치 또한 커질 것이라는데 희망이 있다.

개인정보의 활용은 편리한 서비스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사람들은 편리한 서비스를 추구하게 마련이다.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어떻게 개인정보를 잘 활용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 개인정보 취급자에게 주는 개인정보보호의 원칙은 단순하다. 개인정보를 활용하되, 정보주체가 이에 대해 인지하고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하라는 것. 어찌보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주체로서 당연한 권리 아니겠는가.

우리는 지금까지 법 얘기를 했지만, 결국 이는 사업자나 정보주체의 의식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은 사업자나 정보주체 의식을 강제로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다. 많은 이들이 법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데, 보다 긍정적 마인드로 이러한 변화를 적극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지금은 변화의 시기다.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을 바꾸면 법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박광진 KISA 개인정보보호지원센터 단장 column_parkk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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