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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욱의 바이오 세상]2009 바이오산업 전망
2009년 01월 07일 오후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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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바이오산업계의 화두는 ‘생존’과 ‘오바마노믹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바이오산업계의 2009년 화두는 ‘생존’과 ‘오바마노믹스’가 아닌가 싶다. 2008년에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가 바뀐 2009년에도 세계 경제는 크게 호전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차세대 첨단산업 부문 중 하나로 꼽혀온 바이오산업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라 대대적인 재편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오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 자금난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작년 11월에서 연말까지 기업을 공개한 바이오벤처는 1건에 불과했고 작년 11월 중소 바이오기업 5개사가 무더기로 파산 보호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경우 바이오기업들의 자금 유치는 다른 산업분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용이하여 지금까지는 바이오기업의 파산 자체가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에 이례적이라 하겠다. 또한 미국 내 바이오 기업의 기업공개가 지난해 28건에 공모자금 17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이는 바이오 붐이 한창이던 2000년에 각각 55건, 650억 달러와 비교하면 얼마나 위축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관련 업계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과학분야만 전문으로 투자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버릴 앤 컴퍼니'은행은 작년 초부터 9월까지 바이오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규모가 82억 달러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2007년 같은 기간 자금 지원 규모가 179억 달러에 달했던 것에 비해 54%나 급감한 수치이다.

바이오테크 전문 투자가들은 "금융 위기에 따른 자금난이 풀리지 않고 있어 자동차업계처럼 미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면 2009년 한 해에 중소 바이오기업의 40%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바이오 기업인 `ACT'는 의료 실험용 장비를 구입할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있고 또 다른 바이오기업인 `에비젠 (AVIGEN)’은 직원의 70% 가량을 올해 말까지 감원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일부 기업들은 진행 중인 연구 프로젝트를 미리 팔아 현금을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또한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인력 감축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는 가운데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 344곳 중 25%에 해당하는 86곳의 주가가 2008년 11월 말 기준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주가 약세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 기업에 현금은 연구개발을 위한 원자재나 마찬가지여서 현재 바이오 기업 113곳 정도가 자금난으로 1년을 버티기 힘든 상태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 취임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오바마노믹스 (Obamanomics)에 대하여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일련의 위기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많은 경제 정책 가운데 특히 바이오산업과 관련 있는 보건의료 정책에 대하여 역대 대통령 그 누구보다도 확고한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다.

오바마 당선자는 여러 차례의 선거유세에서 미국의 현재 의료보장제도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미국인은 1% 미만이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지금의 미국 의료보장제도가 이토록 복잡한 것은 의료서비스 공급자들에게만 이로웠고 이해하는 사람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대중이 논쟁에 끼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었고 그로 인해 900만 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미국인 4,700만 명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반영한 그의 '건강한 미국을 위한 계획'이라는 제목의 의료보장 의견서를 보면 요지는 크게 (1) 저렴한 의료보장 (Affordable Healthcare)과 모든 어린이를 포함한 건강보험 미가입자를 없애는 계획, (2) 사용자와 피고용인의 중대 질환 비용 줄이기, (3) 서민층 환자들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 (4) 의료 공급자가 고품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보장, (5) 건강정보의 전자 시스템화를 통한 의료비용 절감 유도, (6) 보험과 의약시장의 경쟁을 통한 의료비용 절감, (7) 처방약을 포함한 약제비 비용의 절감, (8) 정신질환에 대한 의료 보장 향상 등이다.

특히 우리나라 제약회사와 바이오벤처기업들도 주의 깊게 눈 여겨 봐야 할 항목이 바로 약제비 절감을 위한 오바마 당선자의 정책인데 외국의 의약품이 안전하고 값이 싸다면 다른 선진국들로부터 의약품의 수입을 허용할 것이며 정부가 제약회사들이 저소득층 의료보험 (‘Medicaid’라고 함: 65세 미만의 저소득자와 장애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조제도)과 노인의료보험 (‘Medicare’라고 함: 65세 이상의 노인을 위한 의료보장 제도)에 부과하는 약값을 놓고 미 정부가 제약회사들과 협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취임과 동시에 폐지하여 매년 300억 달러를 절감하겠다고 하였다.

미국을 움직이는 것은 수도 워싱턴 DC이고 워싱턴 DC를 움직이는 것은 로비스트들이요, 이들 로비스트들의 90%는 미국의 다국적제약기업들에 고용되어 일한다고 할 만큼 미국에서 다국적제약회사들이 발매하는 신약의 가격 결정은 ‘신의 영역’이었고 이로 말미암아 미국 국민들은 특허가 만료된 약도 비싸게 복용하여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소위 복제약 또는 제너릭 (Generic)이라고 불리는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의 시장이 새로이 형성되고 외국 제약회사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면 최근 수 년간 복제약 개발에 ‘선택’과 ‘집중’을 다하여 온 한국의 제약회사들에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튼 오바마 당선자는 복제약의 사용을 강제로라도 늘려서 약제비를 매년 약 300억 달러 절감하겠다고 한 선거공약을 보면 그의 보건 의료 계획은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되어 있다고 하겠다. 현재 미국의 의료비 지출 현황을 보면 전체 의료보장 비용의 약 74%가 심장병,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에게 들어가고 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표현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1억 3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최소한 한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고 그 비용은 약 17조 달러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다고 하겠다.

오바마 당선자는 미국이 국민총생산의 16%가 의료보장으로 들어가는 비효율적인 나라로 전락한 것에 대하여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임기 기간 중에 의료 보장의 총비용을 국민총생산의 10%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수립, 실행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2009년은 유전자 치료법의 원년

이 밖에 2009년 새해에 일어날 바이오산업에서 기대되는 일 중의 하나는 바로 유전자치료법의 등장이 아닐까 싶다.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유전자에 있고 그 유전자를 치료하면 질병이 나을 수 있다라는 개념이 1980년대 중반에 도입된 이래 유전자 치료법을 이용하여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려는 노력은 생명공학과 분자생물학의 발달과 더불어 끊임없이 진행되어 왔다. 현재 유전자 치료법의 확립을 위한 임상실험이 세계 전역에서 1,400 건 이상 진행 중에 있으며 그들 중 47건은 최종 승인을 앞두고 마지막 관문인 임상 3단계에 진입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 치료법은 1990년 중증합병면역결핍증 (Severe Combined Immunodeficiency), 즉 SCID라고 알려진 희귀병에 대하여 기초적인 유전자 치료로 이외의 성공을 거두면서 그 가능성을 엿보게 되었다. SCID 환자들은 비정상적인 면역체계로 인하여 감기와 같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감염조차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 유아기 때에 사망한다. 전통적인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는 골수이식이나 항생제, 혹은 격리요법은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지만 유전자 치료법은 적어도 전세계의 24명의 어린이를 치료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의 뒤에는 5명의 환자가 부작용으로 백혈병에 걸렸고 그 중 1명이 사망하는 커다란 희생을 통하여 얻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SCID에 대한 시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체로 원치 않았던 부작용이 발생하여 지금까지 미국이나 유럽의 보건 당국에서 단 1건의 유전자 치료법도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하였다. 이례적으로 중국 보건당국은 2003년에 머리와 목에 발생하는 암에 대한 유전자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승인을 하였지만 미국을 포함한 서방 선진국의 많은 연구자들은 그 효과에 대하여 의문을 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2009년 내에 ‘애드백신 (Advexin)’과 ‘세레프로 (Cerepro)’라는 2개의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애드백신은 미국의 인트론 (Introgen)사가 고안한 유전자 치료제로 머리와 목에 발생한 암조직을 없앨 목적으로 개발됐다. 세레프로는 런던 아크 세라퓨틱스 (Ark Therapeutics)사가 뇌의 치명적 종양인 악성 신경아교종을 치료하기 위하여 개발했다. 두 회사 모두 이미 시장 판매를 위한 당국의 최종 승인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유전자 치료법이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라는 일부 회의론자들의 입장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올 한 해의 재미라 하겠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의료보험비용 중 지나치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약제비의 재조정을 앞두고 그간 복제약 발매에만 열을 올리던 국내 제약회사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몇 해전 의약분업이 안정화시기에 접어들면서 좀 팔린다 싶으면 너도 나도 동일성분의 약을 앞다투어 발매하여 왔고 이 덕분에 제약업계는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실적개선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동일성분으로 발매된 모든 약들에 앞으로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게 되므로 올 한 해 많은 약들이 시장에서 자연스레 퇴출을 준비할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제약회사들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세기 한국의 미래를 이끌 산업분야의 하나인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부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어 국내 바이오벤처기업들은 올 한 해에도 연구개발을 지속하겠지만 자금난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톡스’류의 피부미용 의약품을 개발한 바이오벤처기업인 ‘메디톡스’가 2009년 코스닥 상장 1호를 예정하고 있어 새해 벽두부터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고는 할 수 있겠다. 그러나 2000년에 불었던 바이오 붐 시기와 황우석 신드롬 때와는 달리 바이오벤처들이 각광을 받기는 어려운 환경임에 틀림이 없고 이렇다 할 성과나 비약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특히 2009년은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Biosimilar)와 항체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간 화학 의약품밖에 모르던 국내 제약회사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바이오 의약품 시장 진입을 위하여 포석을 두는 한 해가 될 듯 싶다.

/정성욱 인큐비아 대표 column_sungoo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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