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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호의 CEO 다이어리]과연 MS윈도우 제조원가는?
2008년 10월 30일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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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한 소주지만 술이 제법 들어갔는지 목에 핏줄을 세우고 사장들이 토로를 한다. “아니, 기업이 고생해서 제품을 만들어 몇% 이익을 붙여서 팔든 그건 기업의 자율 아닌가요? 적당하면 잘 팔릴 거고, 턱없이 비싸면 안 팔려서 망하는게 시장논리 아닙니까?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원가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서 인민재판 받듯 수익률을 왜 알려야 합니까? 이게 말이 됩니까…”

몇 해전, 화두가 되었던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한 의견이다. 최근 세계경제 동반 침체로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이 급락세를 타자 '도대체 아파트의 진실한 원가는 얼마인가'의 질문과 함께 현재의 하락폭은 미미한 수준이며 최대 50%까지 더 떨어져야 한다는 술자리 토론이 이어졌다.

우리 회사도 전자정부, 전자투표, 또는 일반 기업의 IT서비스 아웃소싱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입장에서 얼핏 맞장구 칠 수 있는 소리였다. ‘그래, 수요공급간 맞지 않는 제품은 자연스레 퇴출되면 되듯, 폭리를 취한 아파트가 있다면 분양 받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 그렇다면 경쟁사가 합리적 가격으로 시장을 파고들 것이고 자연스럽게 수급 균형이 되지 않겠나.’

하지만 자꾸 머리 속이 편치 않았다. 뭔가 철회색 빛의 냉정한 ‘공급자’ 중심 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은 기술과 아이디어로 자본을 투자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이것에 이윤의 가치를 붙여서 시장에 판매한다. 이때 가격이나 제품의 질이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특정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은 수요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흐름이 가장 기본적인 제품의 순환 구조이다. 가격을 책정할 때는 소요되었던 재료비, 인건비, 기술연구비 등 원가적 요소에 몇 %의 이익을 붙여 판매할 것인가, 대량판매로 이득을 볼 것인가, 소량판매 전략으로 갈 것인가, 또는 경쟁사의 이익구조는 어떠한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일반적 제품과 달리 의식주와 관련된 아이템은 개발도상국가에서 첨예하게 강조되는 정책의 핵심으로 자리잡는다. 국민소득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지 못하거나 막 진입단계에 있는 국가는 대부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지 못하여 투기 세력이 판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소위 “있는 놈은 늘고, 없는 놈은 끝이 안 보인다”는 원망의 가장 근본적 이유가 된다. 입고, 먹고, 자는 문제는 기본적 생존과 직결되어 있을 뿐더러 특히 주거의 문제는 개발도상국가 단계에서 사회적 공공재에 가깝기 때문이다.

전기, 수도, 교통 등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군을 ‘공공재’로 정의하는 순간, 일방적 기업 논리는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다. 사실 ‘분양가 원가 공개’에 대한 요구는 바로 이 기준에서 출발했고, 덧붙여 건설사의 분양원가가 정부의 “내려!” 한 마디에 20%나 주저 앉고서도 대폭의 이윤을 남기는 폭리구조에 기반해 왔음이 밝혀지는 순간, 이 문제는 공공재 논의를 벗어나 건설사간 묵시적으로 또는 의도적으로 이윤 폭을 담합한 듯한 ‘공정거래’의 문제로 넘어갔다.

한술 더 떠 실질 이익율이 5%에 지나지 않는다는 어불성설의 변명을 발표하고, 이대로 가면 사실상 신규 개발하는 주택지는 현재 주민을 몰아내고 기존 자본가의 자산 증대에만 기여할 것이 빤히 예측되는 상황 전개도 우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들여다 보아야 하는가의 기준점을 보태 주었다. 어쩌면 이러한 건설사의 폭리구조가 현재의 경제침체 이유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부동산 거품 붕괴의 이유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기업의 제품 원가를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공개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 이윤 폭의 설정은 기업의 권한이며, 제품이란 물리적 원가 만이 아니라 그것에 담긴 기회비용, 위험비용, 또는 크리에이티브 비용 등 계산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서 ‘주택 분양원가 공개’ 문제는 건설사 또는 토지분양 주체인 정부나 토지공사 등의 잘못으로 이미 시장의 논리 뒤에 숨기에는 난처해져 버렸다.

내 한 몸 누울 자리의 땅값이 평당 1천200만 원으로 올라서고, 강북의 뚝섬 땅이 갑자기 평당 4천만 원으로 유통되는 것이 과연 합리적 사회기제라고 할 수 있는가. 피자 한 조각만한 땅이 내 한달 급여가 되는 현실을, 최근 3년간 평균 분양가가 50%나 급등한 사실을 일반 국민이라면 어떤 합리성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겠는가. 이러한 건설사들에 대한 경기부양 차원의 국고 지원이나, 평균연봉 6천-9천만원을 넘나드는 은행사에 대한 세금을 활용한 지원을 누가 고운 눈으로 들여다보겠는가. 차라리 "폭락하고 무너져서 나도 집 한번 사보자"라는 일반 국민정서가 더 설득력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자. 머리 속이 깨끗해지고 마음도 편안해졌다. 얼핏, 반독점 규제를 각국에서 조치 받고, 우리나라에서도 공정거래 위반으로 소송 중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프로그램 제조원가도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다소 반자본주의적 생각도 들었다. IMF보다 더 어려운 경제상황이다 아니다 라는 논란이 분분하니 경영자 입장에서 하나라도 줄여야 겠다는 마음이 동했다. 대한민국 모든 PC 사용자의 99%를 장악하고 있고, 가격 또는 사후 A/S 조치가 자유분방하여 비판을 받고 있지 않던가.

단, 혹시라도 이러한 소비자 운동이 격해져서 ‘초코파이 제조 원가도 공개하라’는 식으로 전개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주변의 모든 기업과 사람들이 경제로 힘들어하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는 새벽이다.


부자가 되는 5가지 방법으로 결혼, 상속, 절취, 당첨, 노력이 있는데 이들 중 노력에 의해 돈을 번 사람들만이 자신의 재산을 보존하는 경향이 있다

- 자산운용 전문가 데이비드 래트코

/신철호 포스닥 대표 column_netcla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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