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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 차량용 마이컴이 비슷해 진다


최근 차량 전자 시스템 개발 방법론이 변혁에 가까울 정도로 크게 변하고 있다. 멀티코어 프로세서-소프트웨어플랫폼-기능안전성이 종합되는 새로운 방법론이 등장하면서, 관련 기술, 관련 시장, 소요 인력 등 다양한 변화를 동반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IT 기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변화가 느리게 여겨졌던 자동차 전자 시스템이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타 분야에 비해서 부침이 적었던 차량용 반도체도 큰 변화의 시기를 앞두고 있다. 2010년 미국 경제 위기 이후로 어려움을 겪었던 업체들은 최근 자동차 시장의 회복, 스마트카 열풍, 자율 주행 진화의 흐름 속에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주목해 볼 점은 차량용 마이컴이 비슷해 진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에서와는 달리 차량용 소프트웨어는 전체 시스템의 안전성과 효과적인 처리를 위해서 일정 기능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르게 진화해 온 차량용 마이컴들이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오토사(AUTOSAR) 지원 마이컴에서는 서로 비슷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같은 회사의 마이컴을 다뤄 온 엔지니어들도 오토사 지원 마이컴을 처음 접할 때 당황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오토사를 지원하면서 비슷해 지는 차량용 마이컴

오토사-ISO 26262에 따른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차량용 마이컴이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해 왔던 차량용 마이컴은 소프트웨어 오토사 플랫폼을 지원하기 위해서 비슷한 기본 구조를 가지게 된다.

즉 ISO 26262의 마이컴 규정을 만족시키고, 오토사에 따라 기존의 소프트웨어 기능이 칩셋에 내장됨에 따라서,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이미, 오토사와 ISO 26262 흐름에 따른 하드웨어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ISO 26262와 오토사에 따른 주요 구조 변화

최근 차량용 마이컴의 변화는 크게 에러 상황과 이상 상황을 줄이기 위한 하드웨어 기능의 추가,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원활한 구동을 위한 기능 향상, 소프트웨어 기능의 하드웨어화를 통한 칩셋 탑재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서로 다르게 진화하여 오토사 플랫폼 이전에 매우 달랐던 업체들의 마이컴은 기본 구조를 공유하면서 매우 유사한 형태로 바뀌었다.

여러 개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멀티코어 구조에 메인 프로세서의 동작은 보조 프로세서가 한 번 더 감시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메모리에는 ECC 모듈이 탑재되어, 메모리의 이상 동작 확률을 최소화하게 된다.

보쉬의 GTM(Generic Timer Module) 모듈이 공통으로 탑재되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보쉬의 엔진제어용 하드웨어 모듈인 GTM은 제어 관련 소프트웨어 기능을 하드웨어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제어용 소프트웨어가 간단해 질 수 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모듈이 공통적으로 탑재되어 비슷한 진화 양상을 보이게 된다.

◆변화하는 시장의 치열한 경쟁 시작

상대적으로 변화가 작았을 것으로 보이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그동안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터직 애널리틱스사에 따르면 2004년도에는 프리스케일과 인피니언이 1, 2위였으나, 2009년에는 인피니언과 프리스케일이 각각 1, 2위로 순위가 뒤집혔다. 2011년에는 르네사스와 NEC가 합병하면서 르네사스가 1위로 올라선다. 2위는 인피니언, 3위는 ST, 4위는 프리스케일이 차지했다.

2014년에는 시장 조사 기관에 따라서 인피니언이 1위이거나 르네사스가 1위로 조사되기는 하지만 2014년 하반기부터 인피니언이 1위로 올라섰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재미있는 점은 2015년 1위가 인피니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3월 발표된 NXP의 프리스케일 인수가 마무리되면, 2015년 1위는 NXP가 될 확률이 높다.

이미 인피니언, 프리스케일, 르네사스 등 여러 업체의 오토사 지원 칩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오토사, ISO 26262를 주도한 독일 업체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피니언이 조금 더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슷한 구조를 가지게 된 오토사 지원 마이컴 구조에서 알 수 있듯이, 반도체 업체들이 큰 차별성을 내세우기는 어려워 지면서, 더욱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ISO 26262와 오토사에 따른 마이컴 구조의 제시에 따라 향후 암(ARM)프로세서와 GTM 기반의 저가 프로세서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하드웨어 시장으로의 확산 가능성

도요타 급발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메모리 에러는 메모리를 사용하는 모든 하드웨어에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손상이 없는 정상적인 메모리라도 고온, 고압 등의 이상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1에서 0으로 0에서 1로 메모리 값이 바뀌는 소프트에러(Soft-Error) 현상은 여러 하드웨어에서 발생 가능하고, 이에 따른 오동작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차량용 마이컴은 앞으로 조선, 로봇, 철도 등 안전과 관련된 모든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화하는 차량용 마이컴과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대응

차량용 마이컴이 비슷하게 진화하는 것은 오토사가 원래 가지고 있던 목표와 관련이 있다. 오토사 플랫폼 윗단의 소프트웨어 설계는 거의 같기 때문에, 마이컴의 교체도 충분히 가능해 진다.

완성차 업계 주도의 오토사가 의도했던 대로 하드웨어 부품의 교체가 가능한 때가 오고 있다. 마이컴 업체뿐만 아니라 관련 부품 업체의 대응이 시급해 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변화하는 차량용 마이컴에 대한 이해는 물론 더욱 어려워진 면이 있다. 오토사-ISO 26262의 관련 용어가 아무래도 인피니언의 용어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기존 마이컴 용어, 인피니언 용어, AUTOSAR에 따른 용어, GTM 용어 등에 대한 학습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 국내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가 마이컴을 만들기는 이른 면이 있기는 하다. 우리나라로서는 차량용 반도체, 오토사 플랫폼과 관련된 현대 오트론, ETRI 등의 회사와 연구기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인피니언 등 주요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더불어 오토사-ISO 26262- 오토사 지원 마이컴이 가져 올 자동차 시장 전반적인 변화에 시급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구민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http://smart.kookmin.ac.kr)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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