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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아마존 '에코'가 여는 새로운 스마트홈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 스마트홈 허브될까

아마존의 '에코'는 7개의 마이크를 가진 음성인식 스피커이면서 블루투스 스피커다. 가격은 180달러. 마이크와 스피커를 동시에 가진 에코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서 해석하고 다시 스피커를 통해서 사용자에게 결과를 알려 준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알렉사'라고 말한 후 음성 명령을 내리면 전등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에코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 '쟈비스'에 비유되기도 한다.

에코는 다양한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스마트홈 허브를 지향한다. 아마존은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들을 에코에 연결해서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가려 하고 있다.

◆기기 시장을 꾸준히 노려온 아마존

아마존은 더이상 온라인쇼핑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택배에 드론 기술 적용을 발표했다. 아마존 '대시'를 이용해서 물건을 자동 주문할 수 있다. 또한 킨들, 킨들파이어에 이어서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을 선보인 바 있다.

물론 아마존의 스마트폰은 잘 알려진 대로 실패로 돌아갔지만 앞으로 아마존의 기기 시장 진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에코와 같은 기기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오히려 더 잘 어울려 보인다. 그동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꾸준히 음성 인식에 투자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마존도 음성인식에 많은 투자를 해 왔으며 음성 인식을 통해서 더 나은 서비스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알렉사는 아마존이 개발해 온 음성 인식 기술이며 에코는 클라우드 기반 음성 서비스인 알렉사와 연결해 음성을 인식한다. 아마존은 새로운 음성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알렉사 '스킬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알렉사의 활성화를 위해 알렉사 펀드라는 단체를 신설했으며 알렉사 펀드는 음성 인식 기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를 투자했다.

알렉사 펀드는 첫번째 투자 대상 기업으로 ▲요리 및 영양 서비스(오렌지 쉐프) ▲자가 홈 시큐리티 시스템(스카우트 알람) ▲차고 문 제어 시스템(가라지오) ▲커넥티드 장난감(토이 메일) ▲제품상용화지원(드레곤 이노베이션) ▲헬스 케어 애플리케이션(마라) ▲커넥티드 카 솔루션(모지오) 등 7개 회사를 선정했다.

◆에코는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가?

킨들이 아마존의 책을 '보여' 줬다면 에코는 아마존의 책을 '읽어' 줄 수 있다. 다양한 음악 서비스와 뉴스 등 정보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음성명령으로 아마존에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주방 보조 역할을 해 줄 수도 있으며 사무실까지 가장 빠른 길을 알려 줄 수도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기기와 서비스들이 연결되면 아마존 에코는 구글 네스트와 또 다른 면에서 스마트홈 허브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에코의 스마트홈 허브로서의 특징은 음성으로 스위치나 조명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알렉사'를 외치면 에코를 작동시킬 수 있다. 아직은 연동되는 기기가 많지 않지만 아마존은 많은 기기들이 연동되는 플랫폼으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스피커의 특성을 살려서 판도라나 아마존 프라임 뮤직과 같은 음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구글 캘린더와 연동돼 사용자의 이벤트를 자동으로 알려 주기도 한다. 스마트폰의 아마존 에코 앱은 에코가 처리한 결과를 알려 주는 동시에 원격에서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고품격 음성 서비스 '관심', 스마트홈 허브 진화 '숙제'

에코는 스마트홈 사용성 면에서 애플워치와 비교된다. 에코는 애플워치와 서로 유사하면서도 다른 성격을 가진다. 음성인식을 처리하고 결과를 알려 주고 스마트홈 기기와 연동하는 점은 서로와 유사하다. 차이점은 이동성, 휴대성, 사용성이다.

에코는 이동성과 휴대성이 없다. 대신 7개의 마이크를 이용해 인식률을 높이고 고급 음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휴대성이 없기 때문에, 집 밖에서는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해야 한다.

에코에 가까이 있을 때의 사용성 면에서는 당연히 에코가 더 낫다. 별도의 동작 없이 음성 만으로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판도라, 아마존 프라임 뮤직 등의 음악 서비스와 구글 캘린더 등의 음성 서비스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받는 모습이다. 양방향 음성인식 스피커를 통한 고급 음악 서비스와 다양한 음성 서비스는 스마트 TV와 대비되는 서비스 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스마트홈 기기의 제어 면에서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전구 밝기를 30% 줄여 줘'라는 음성 제어 명령은 구글 네스트처럼 클라우드에서 사용자에게 맞춰 제어하는 방식과 비교했을 때 아직은 사용성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향후 에코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다른 스마트홈 플랫폼과 협력하거나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에 대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의 성공은 사용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와 함께 얼마나 많은 서비스와 기기들을 플랫폼 속에서 융합시킬 수 있는 가에 달려 있다.

고급 음성 서비스에 대한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점은 긍정적이다. 시리보다 사용성이 뛰어난 비서를 스마트홈에 둘 수 있다. 스마트홈 허브로서는 스마트홈 기기 업체들과 함께 음성 인식에 기반한 편리한 제어 방식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점은 구글 네스트, 애플 홈킷, 아마존 에코, 삼성 스마트씽즈 모두 플랫폼을 지향하고 많은 파트너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가전 업체 중심의 스마트홈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사물인터넷 중심의 스마트홈 시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 가고 있다.

오는 14일 미국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하는 아마존 에코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부교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부교수)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사·석사학위를,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및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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