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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선의 인터넷 김밥] 사이버 폭력과 선한 사마리아인 제도


 

최근 우리사회는 사이버 공간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왔다. 사이버 공간의 절도행위인 해킹에서부터 바이러스 유포, 각종 저작권 문제로 인한 시비, 그리고 세칭 개똥녀 사건과 그리고 최근의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논쟁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같은 집단적인 폭력성과 프라이버시 침해사건까지 두루 경험하고 있다. 이는 지구상에서 사이버 공간이 가장 발전하고 일상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의 독특한 기상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하간 사이버 공간과 연계된 사회적 문제는 나날이 커져가고 있고 그 심각성 또한 모두가 인정하는 추세이다. 무엇인가 강력한 규제를 통해 이러한 사회적 누수를 억제하고자 하는 의도는 누구나 갖고 있으나, 막상 현실적인 적용을 생각하면 뾰족한 방법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는 사이버 공간과 관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기관을 해킹하는 것과 같이 그 범행의도가 범죄의 결과와 명백히 관계된 경우는 그래도 엄격한 규제와 처벌을 법제화하여 예방과 단속에 활용할 수 있어 나은 편이다.

그런데 문화적인 형태와 결부된 사이버폭력은 우리에게 상당한 딜레마를 안겨준다. 동기와 결과가 연계성이 적거나 없고, 심지어는 장난스러운 행동 하나가 상대방에게 심각한 피해를 안기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댓글 폭력만 하더라도 개개인으로 볼 때에는 감정의 발산에 지나지 않지만, 사회적 폭력으로 손쉽게 발전되곤 한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사이버 폭력, 특히 동기와 결과가 불연속적인 관계에 있고,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 경우에는 통제와 규제 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움을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법은 결과에 대한 처벌기준이나 실명제와 같은 규제 이전에 다른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중요한 사회적 메시지를 유통하는 언론사 사이트나 포탈의 뉴스사이트에 댓 글과 같은 집단적 감정을 받아주는 공간을 굳이 마련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져야 한다. 정당이나 주요 국가기관의 사이트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정책이나 정치적 견해가 있을 때마다 게시판에 줄줄이 올라가는 글을 더 이상 여론으로 보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인터넷 사이트의 방문자 수는 신문사의 독자 수와 같은 영향력으로 보기에 이를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중요한 사회적 메시지가 감정적 흐름에 떠다니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고 인식 한다면, 이러한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요즘 포털 저널리즘을 이야기 한다. 편집권 만으로도 저널리즘에 해당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언론의 책임을 말하는 부분에서는 쏙 빠져왔다. 포털은 언론사보다 더 많은 사회적 메시지를 유통하지만, 많은 경우 편집에 의해 메시지의 본질이 사라지고 네티즌의 감정만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할 때가 많다.

따라서 의도하지 않은 집단적 성향의 발원지가 되기도 한다. 저널리즘을 말하고, 사회적 메시지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뉴스를 유통하는 역할에 대해서도 적정한 사회적 책임을 부과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내년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포탈 사에게 게시판 관리의 책임과 권한을 함께 부여하는 “선한 사마리아인” 제도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문화적 성향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법제화나 규제의 방향도 개별적인 처벌 위주가 아니라, 집단적이고 감정적인 성향으로 흘러, 의도하지 않은 폭력으로 변질 될 수 있는 중요한 거점에 대해 제도적 보완을 하는 작업이 훨씬 효과적이다. 일각에선 본 제도를 강압적 실명제로 해석하여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매우 발전적인 대안으로 볼 수 있다. 막연하게 '표현의 자유' 만을 운운하는 것은 이제 너무 무책임해 보인다.

/홍윤선 웹스테이지 대표 yshong@webstag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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