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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유럽 IT 재발견] 중국 온라인 게임의 유럽 침공


 

중국 온라인 게임이 지난해 유럽에 상륙하였다. 대만의 소프트-월드(Soft-World) 등이 유럽 진출을 시도한 적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업계에 새로운 시장 개척지로 주목하고 있는 유럽 지역에 중국 게임 진입은 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인 것 같다.

한국 게임이 유럽에 진입한 시기가 2002년이었으며 지금까지 서비스된 게임이 10개 가까이 되지만 독일에서 나름대로 선전을 하고 있는 라그나로그를 제외하면 아직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동서양 게임 문화의 차이로 선호하는 게임이 다르고 콘솔 게임이 대부분 주류를 이루고 있는 서유럽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던 PC 온라인 게임이 브로드밴드 보급 확산과 함께 지난해 월드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길드워즈(Guild Wars) 등 대작 MMOG 성공에 힘입어 유럽 게이머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동안 한국은 유럽에서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유럽 내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04년 영국 정부에서 중국 게임 시장에 대한 시장 조사를 하더니 지난 해에는 영국과 프랑스가 게임업체들을 중국에 파견하고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직접 체험하게 됐다. 오는 3월초에는 유럽 한 국가에서 중국 게임업체의 자국 유치를 위해 중국 방문이 예정돼 있다.

또한 중국 정부의 자국 온라인 게임 산업 보호 정책에 힘입어 중국 온라인 게임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음을 유럽 업계에선 인지하고 있고 중국 대표 기업 '샨다'의 지명도는 이제 거의 엔씨소프트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 유럽에 진출한 중국 온라인 게임

지난해 독일 게임 전시회 Game Convention에 중국의 스네일 게임은 독일 파트너와 함께 그들의 게임 항해세기(Voyage Century)를 선보였으며 독일에서 6개 국어로 유럽 서비스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얼마전 독일 온라인 게임 서비스회사에선 중국 北京目标在线科技有限公司(Object Software)의 게임 World of Qin2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이 회사의 중국 게임에 대한 견해는 오히려 웬만한 수준의 한국 게임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이 독일 회사가 밝힌 중국 게임에 매력을 갖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라이선스 비용 없는 수익 배분의 비즈니스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이라는 브랜드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업체들과 라이센스 비용 문제로 논의를 중도에 포기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이 업체로서는 한국 게임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게임을 목돈 들이지 않고 서비스하자는 제안이 들어오니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그 동안 미국이나 유럽의 게임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게임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네트워크, 서버 관리, 고객 관리 등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환경과 소요 예산에 대한 부담으로 온라인 게임에 소극적이었으며 기존 온라인 게임 서비스 업체들 조차 라이선스 비용 지불에는 난색을 보여 왔다.

서구 게임 유통업체 입장에선 유럽 콘솔 게임의 그래픽 수준과 거리가 있고 레벨업을 위해 반복적인 단순 클릭만으로 플레이하는 한국 온라인 게임에 대해 스스로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게임 운영을 위한 추가 예산을 투입할 모험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반대로 한국 측에선 적지 않은 개발 자금을 투자한 게임을 라이선스 비용 없이 가져가겠다고 하는 서구 업체들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최근 들어 이전보다 유연하게 선수금 개념의 최소 개런티와 수익 분배를 요구하는 선에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양측의 이런 상반된 입장은 지난 수년간 별다른 변화없이 진행되어 왔으며 바로 그 틈새에 아직 적수가 되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중국 업체들이 파고 들고 있고 서구 업체들은 서서히 중국 온라인 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서구 게임 서비스 업체들에게 또 다른 매력은 마케팅하기에 좋은 중국이라는 브랜드다. 유럽 국가들은 무한한 잠재력의 중국 시장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여러 분야에서 중국과 제휴하고 있다.

동양 문화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풍부하고 유구한 문화 유산은 서구인들에게 매우 신비스럽게 느껴지고 있다. 중국의 뛰어난 문화 예술과 오랜 역사에 기초한 문학과 사상 그리고 역사소설 등은 중국 콘텐츠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한국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다.

결국 중국 온라인 게임 업체들은 비즈니스 모델 관련한 유연한 진출 전략을 보였으며 자국의 브랜드를 앞세워 한국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시장 개척지인 서구 시장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영국과 독일의 몇몇 중소업체에서 중국 온라인 게임 업체와 유럽 서비스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어 향후 중국 게임 업체들의 유럽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스타에서 한 영국 업체는 한국 게임 공급이 안되면 중국 게임 서비스를 고려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이 서구 업체들에게 한국 게임만을 서비스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중국이나 대만 온라인 게임도 이들에게는 협의 대상인 것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 게임에 비해 수준 낮다고 하는 중국 게임들의 놀라운 실적을 내고 있다. 물론 아직 유럽에서 한국 게임을 중국 게임에 비해 우선 순위에 올려 놓고 있지만 동남아 시장과 같은 상황이 유럽에서도 다가올 가능성이 충분이 엿보인다.

◆ Gamengame.com의 활용

현재 소프트웨어 진흥원이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사이트 게임엔게임닷컴(gamengame.com)은 오픈한 지 2년 이 되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 한국 게임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홍보 사이트로 시작하여 이제 어느 정도 포털 사이트 개념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gamengame.com은 해외 홍보나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업체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앞선 개념의 게임산업 지원전략이다.

지금까지 한국에 디지털 콘텐츠 분야뿐만이 아니라 IT 관련 분야를 알리는 홍보 사이트나 자칭 마켓 플레이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들의 진행 결과를 보면 이런 사이트 개설보단 어떻게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활용하는가가 더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즉, 시작은 거창했지만 이를 해외에 알리는데 실패를 했고 해외사업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던 업체 들이나 관련 업계들의 관심이 멀어져 갈 수 밖에 없다.

얼마전 유럽 게임 미디어 회사로부터 gamengame.com 관련하여 필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독일어로 서비스되는 것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어떻게 외부에 알리고 있는지 아느냐는 질문이었다.

물론 소프트웨어 진흥원의 전략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gamengame.com은 현재 보다 더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Gamengame.com을 갖고 온, 오프라인 이벤트를 포함해서 각종 해외 미디어, 포털 사이트들과의 제휴, 홍보, 마케팅 등 보다 적극적인 전략을 펼쳐야 한다.

현재 중국 게임 업체들은 시장 경쟁력 강화와 주식 상장을 목적으로 한국 게임 업체 매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실적과 레퍼런스 확보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중국 온라인 게임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면 자금력 약한 한국 업체들은 중국 경쟁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측에서 이런 가능성을 인식한다면 서둘러 gamengame.com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글로벌 시장에 한국 게임을 더 많이 알리고 중국 게임과의 차별화 전략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들은 한국 온라인 게임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후발 업체인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라비티 매각 이후 일본 기업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아시아를 벗어나 서구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업계와 정부의 대응 전략이 시급히 요청된다.

/하워드 리(유로비즈 스트래티지스 CEO) howard@eurobizstrateg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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