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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호의 IT와 사람] 온라인 게임에 빠져드는 아이들
 
2002년 07월 17일 오후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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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큰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입니다. 이 아이에게 올초 특별하게 좋아하는 온라인 게임 프로그램이 생겼습니다. 특정회사 서비스인 관계로 C라고 부르겠습니다.

거실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으면 아이는 주로 온라인 게임인 C를 즐깁니다. 막내이기도한 둘째 역시, 누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C를 매우 좋아합니다. 둘이서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조용하다 싶어서 고개를 돌리면 같이 게임을 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어떤 경우는 올해 6살밖에 안되는 둘째의 실력이 누나를 능가하기도 하나 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입니다. 지인을 통해 올해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K군의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K군의 어머니는 아들의 인터넷 게임 사용이 심각한 중독 수준이라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몇일씩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로 그 온라인 게임인 C에 푹 빠져 학교를 결석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마을에서 신동이라는 얘기를 듣었다는 K군이 상황이 심각해진 것은 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였다는 것입니다.

K군의 아버지는 유난히 몸이 허약한 둘째 아이를 감싸는 대신, K군을 구박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K군은 집에 와서도 아버지를 멀리하고, 말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대신 컴퓨터 앞에서만 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K군의 컴퓨터 사용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였다고 합니다. 이 무렵부터, 부모들이 아무리 타일러도 안되고, 매를 들어도 도무지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근래 들어 부모에게 거칠게 대들기까지 한다는 것입니다.

그날 K군의 어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의 경험담.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체험담도 들려드렸지요. 나중에 K군의 어머니는 맞벌이 부부인 자신들이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는 알 수 없지만 K군의 어머니 생각이 그렇다면, 저는 K군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청소년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자녀들에게 문제의 책임을 지우지 않는데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K군의 부모가 본격적으로 자녀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결심했으니, 목표달성 지점까지 반환점을 돌아서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K군의 어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온라인 게임 C에 푹 빠져 있는 우리 집 아이들의 얼굴이 눈에 어른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그리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휴일날 저나 아내의 제재가 없으면 몇 시간이고 그 게임에 빠져 다른 일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집에 돌아와서 아이에게 그날 만났던 K군의 얘기를 전했습니다. 아이는 제 말에 별로 귀 기울이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아이가 운동을 해야겠다는 얘기를 꺼내길래 제가 대뜸 조깅을 하자고 권했지요. 그렇잖아도 아이와 대화할 적절한 시간을 찾았는데, 조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 사용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얼마 전부터 저와 딸 아이는 아침마다 집에서 가까운 야트막한 야산을 오르내리게 됐습니다. 한번 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는 제외하고, 꼬박꼬박 조깅을 나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생전 하지 않던 새벽운동을 하게 됐습니다.

그 무렵, 저도 C라는 게임을 해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들에 따르면, 부모들이 아이들과 친구가 돼야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막내의 도움을 받아가며 저도 그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는 아이디를 갖게됐습니다. 6살 아이가 가리키는대로 커서를 눌러가며 주소를 '미공개'라고 쓰고, 남녀성별을 밝히는 등 간단한 작업 끝에 게임 아이디를 갖게된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게임을 하려고 하면 우리집 막내는 제게 못한다고 자신이 키보드나 마우스를 뺏곤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문득 옛날 생각이 떠오릅니다. 예전에 제가 컴퓨터를 조금 안다고 다른 사람들의 키보드나 마우스를 빼앗아 '다다다닥'치며 문제를 해결해주던 그 때를 떠올리곤 합니다. 지난 휴일에도 그 게임을 같이하려는데 아이는 제가 능숙하게 조작을 못한다고 마우스를 빼앗아 갔습니다.
"이것은 제가 해드릴께요." 막내는 자신의 실력을 뽐내듯 얘기하며 한번 더 못을 밖습니다.

"아빠, 그때 저랑 같이 아이디 만든 것 생각나요?" 자신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아이디를 만들 수 없지 않았냐며 은근히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듯 말합니다.

어떻든 그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저는 아침에 조깅을 하면서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게 됐고,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아이디를 갖게됐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게임에 빠져 얼마나 허우적거리게될지,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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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호 I커뮤니케이션연구원 대표 khkim@bor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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