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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의 정보 콘텐츠 바로 보기] 뉴스 콘텐츠 시장 진단 – (2) 포털과 미디어의 동상이몽(同床異夢)


 

포털과 미디어.

이들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단순한 뉴스 콘텐츠의 생산자와 수요자일 수도 있지만, 그리 간단한 것 같지는 않다. 분명 뉴스 콘텐츠의 최대 구매자가 포털 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포털과 미디어가 일반적인 ‘갑’과 ‘을’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간단하게 얘기하기에는 뭔가가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양자 관계는 미묘한 힘겨루기와 협력이 교차해가는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에서 본격적으로 뉴스를 서비스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포털과 미디어가 긴장과 갈등, 때로는 협력과 밀월 관계를 갖고 가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야후의 뉴스서비스가 월드컵 당시에 빅 히트를 치면서 방문자 수가 급증하고, 급기야 2003년 다음이 ‘미디어 다음’을 출범시키면서 각 미디어들은 조금씩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제 독자들, 그 중에서도 특히 네티즌들은 여러 매체를 돌아다니면서 뉴스를 볼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사저널이 우리 사회 10개 분야 전문가 1,0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서 미디어다음이 9위에 올라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이미 미디어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현실을 새삼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게다가 다른 조사에서는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급작스런 포털 뉴스 서비스의 성장은 또 다른 논쟁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미디어’로 봐야 하는가? 하는데 대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미디어 종사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쪽에 가까운 입장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입장도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된 연구 중 지난해 한국언론학회 가을세미나에서 발표된 한양대 신방과 임종수 박사의 ‘미디어로서의 포털: 포털, 저널리즘, 변화’라는 논문을 잠깐 인용하면 그 논쟁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서 임 박사는 포털 사이트를 ‘포털 저널리즘’이라는 측면에서 고찰하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2002년을 전후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포털의 뉴스 서비스는 ‘포털을 통한 뉴스제공’의 단계를 넘어 ‘미디어로서의 포털’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디어다음을 사례로 볼 때, 포털 저널리즘은 기성 매체의 매개를 재매개함으로서 저널리즘 시장은 물론이고 편집과 게이트키핑, 하이퍼링크, 인터넷 기사작성에 이르기까지 전체 저널리즘 환경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포털 저널리즘의 현실적 충격이 공론장으로서 미디어의 역할에 얼마나 충실하게 접목될 수 있는가와 같은 학문적, 정책적 과제가 시급하다.”

이에 대해 기존 미디어들은 당연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으며, 포털은 직접 뉴스 생산을 하지 않으므로 미디어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미디어인가, 아닌가 하는 논쟁은 불필요한 논쟁이 아닌가 하는 주장도 하고 있다.

즉, 미디어라는 것은 매체, 즉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므로 포털도 미디어가 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따져보아야 하고 논쟁의 대상이 되는 것은 미디어냐 아니냐가 아니라,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저널리즘 정신을 갖고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하느냐 하는 점이라는 것이다.

이미 일부 포털에서는 자체 제작 뉴스를 늘리기도 하고, 일정 부분 언론학에서 이야기하는 게이트 키핑, 편집, 심지어는 의제설정 기능까지도 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저널리즘 정신에 입각한 언론으로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진정한 ‘언론’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기능인 환경감시 기능, 즉 ‘사회비판 기능 및 책임’이라는 점에서는 기존 미디어에 비해 차이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사의 입장을 드러내기 보다는 네티즌의 의견이나 주장에 그칠 뿐인 경우가 많다는 점은 온전한 ‘언론’으로 인정받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는 바로 뉴스 연성화의 문제이다.

사회적 중요사안이나 권력에 대한 비판 등 사안의 특성상 무거운 주제일 수 밖에 없는 주제에 대해 지나치게 가볍게 넘어가거나 아예 연예, 스포츠, 엽기 등 인기 위주의 편집은 언론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면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포털과 미디어는 각기 다른 태생을 갖고 있다. 성장해온 역사의 차이 만큼이나 서비스하는 의도나 비즈니스 행태도 매우 다르다.

하지만, 포털과 미디어는 이제 서로 겹치는 지점에서 만나고 있다. 당분간은 갈등과 협력을 번갈아 가면서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어쨌든 포털과 미디어는 같은 잠자리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각자의 입장과 이해 관계에 따라 어떤 그림이 좋을지 다양한 주장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러한 동상이몽의 관계가 어떠한 모습으로 현실화될 것인지 너무도 궁금하다.

포털과 미디어가 어떠한 형태로 관계를 정리해 나가던지 필자의 입장에서 또 하나의 꿈을 가져본다면, 포털과 미디어가 상호 협력과 경쟁, 그리고 건전한 비판 및 상호 학습을 통해 함께 발전했으면 하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질 좋은 미디어 환경을 가져올 것이고, 나아가서는 미디어 수용자인 일반 네티즌과 국민들에게 격조 있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미디어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조상희 웹브라이트 이사 samuel@webr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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