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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범의 쇼 매트릭스] 애니메이션 산업 구조에 대한 이해


 

문화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 자금을 집행하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KOCCA)이 최근 칭찬 받을 일을 하고 있다.

세계적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지원자금을 집행하면서 해당 프로젝트 심사를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애니메이션 강국의 전문가들에게 맡겼다는 것이다. 이건 너무 당연한 일 아닌가?

대개의 경우 그렇지 않다.

문화 콘텐츠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정부가 민간에 자금을 쓸 때는 적당한 안배의 룰에 따라 사업마인드가 없는 무난한 심사위원들을 선정해놓고 지원해주는 것이 상례이다. 특히 정책 자금 집행 심사 과정에 정실이 끼고 권력층의 로비와 압력이라도 들어오면 해당 기관이나 담당자 입장에서는 무시하기가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그렇게 해서 사업 성공 가능성도 없는 프로젝트에 자금이 지원되고 나서 결과가 안 나오면 그 책임은 모두 떠안고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게 된다.

이 정책은 세계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기획 단계 부터 손질하는 절차이면서 결과적으로 기회의 땅인 거대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니메이션이 수출 효자

문화부가 발표한 '2004 문화산업통계'에 따르면 문화 콘텐츠 산업별 수출입 실적에 주목할 만한 내용이 들어있다. 게임, 캐릭터, 애니메이션, 방송, 인터넷 및 모바일 콘텐츠 분야는 수입보다 수출액 규모가 큰 반면 한류의 선봉인 영화나 음악 분야는 무역 역조라는 결과가 나왔다.

(2003년도 한국 문화컨텐츠 산업 주요 부문별 수출입 실적)

분 야
수 출
수 입
수 지
주요 사항
게임
181,540,000
160,000,000
15,090,000
.수출 중 온라인 게임 비중 1억5천172만(83% 이상) .수입 중 모바일 게임 비중 1억1천만(66% 이상)
캐릭터
116,310,000
99,380,000.
16,930,000
.지역별 수출 실적 - 중국 : 4천 866만(41% 이상) - 북미 : 3천 298만 - 유럽 : 1천 406만
애니메이션
76,150,000
5,120,000
71,050,000
- 북미 : 4천262만(50% 이상)
* 단위 : US 달러

가장 '남는 장사'를 한 ‘애니메이션’ 분야는 총 7천615만 달러를 수출해 512만 달러의 수입액을 제외하면 7천105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규모가 다른 분야 보다 적지만 무역 수지면에서는 가장 좋은 결과치이다.

이 같은 무역 수지의 결과를 다른 시각에서 보면 TV들의 자국 애니메이션 의무 상영 비율 상향과 같은 정책적 장벽으로 한국의 애니메이션 시장이 외국 것을 수입해서 돈을 벌만큼 매력이 크지 않다는 해석을 할 수도 있겠다. 애니메이션 영화의 경우에도 일부 헐리웃 작품이나 일본의 유명 감독 작품만 빛을 보지 나머지는 거의 BEP도 맞추기 힘든 상황이다.

라이센스 매출이 고부가의 주인공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캐릭터 산업과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 분야 역시 라이선스 비용이 전체 수출, 수입액 중 단일 항목으로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의 경우 연관 산업 유발 효과와 라이선스 계약 체결에 따른 수익이 커서 장기적인 문화 비즈니스 모델로 가장 큰 가능성을 둔다. 즉, 콘텐츠의 TV 방영권 판매와 DVD, 비디오 등의 타이틀 유통을 통한 수익 외에 캐릭터를 이용한 라이센스 사업 기회가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경우 ‘수퍼맨’ ‘스파이더맨’과 같이 만화 캐릭터에 바탕을 두고 제작된 영화 외에 일반 실사 영화의 경우에는 라이센스 비즈니스에 대한 매력이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007’ 글씨로 디자인된 차량스티커나 운동화를 구매하는 일은 아마 흔치 않을 것이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은 워낙 만화적 요소가 강한 판타지 물이기 때문에 다소 예외적일 수는 있겠지만 역시 라이센스 비즈니스는 애니메이션이 제격이다.

수익 창출 구조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수익 구조는 그 규모만 다를 뿐 국내외가 유사하다. 다만 국가별로 IT기술의 발전 정도에 따라 신규 매체의 존재 유무는 달라질 수 있다. 신규 매체는 대개의 경우 시장에서 진정한 매체로서 인정을 받기 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를 통한 매출 기여는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향후 매력 있는 매출 창구가 될 수 있으므로 이해 수준에서 언급할 필요는 있겠다.

(애니메이션 매출 구조)

구분
매출 영역
내용 설명
기존 매출 채널
영상물 방영 .극장을 통한 개봉이나 TV방송국에 대한 방영권 판매 (TV의 경우 주로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영상물 배급 .비디오, DVD, 인터넷(VOD), 위성방송 등 매체형 패키지 상품 판매
캐릭터 라이센스 사업 .유아용 학습교재(출판, 시청각 교재, 학습용 소도구 등) 개발 및 유통 사업 .아동용 게임, 완구, 팬시, 문구 등
브랜드 사업 .단순한 캐릭터 라이센싱이 아닌 본격적 브랜드 상품(샵) 개발 및 런칭(의류, 테마파크 등)
신규 매출 채널
뉴미디어 분야 .위성DMB/지상파DMB 방송 .IPTV 등

제작된 영상물을 국내 방송국에 판매하는 것은 매출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방송사가 ‘갑’의 입장이었고 편당 방영료라고 해봐야 제작 원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케이블이나 기타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해서 제작사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매출에는 역시 큰 도움이 되질 않는 것이 현실이다.

사업 승부는 방영을 통해 얻어진 인기를 등에 엎고 어떻게 2차 매출을 올리냐 하는 것인데 사업권을 주면서 일정 부분 선금을 받고(미니멈 개런티) 매출의 일정 부분을 추가로 받아내는(러닝 개런티) 딜을 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방송사가 참여한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지만 방송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추가 매출을 낼 수 있는 이권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사실 콘텐츠가 강력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사가 작품 개발을 위한 독자적 자금 조달 능력이 있어야 하고 또 흥행 실적이 쌓여서 방송계에 신뢰가 심어져 있어야 한다. 대개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면서 성과를 낸 제작사가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미국도 애니메이션 배급은 강력한 자체 콘텐츠와 매체를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담당한다. 문제는 진짜 승부를 보아야 하는 해외시장에서 우리 제작사의 사업 행보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진화 중인 해외 사업 구조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면 이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사업 구조에 관한 것을 짚어야 할 때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세계 메이저 시장의 애니메이션 용역의 절대 부분을 수행해 오면서 이제 우리 애니메이션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은 크게 다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구 분
방 안
내 용
제1안 수주 제작 후 납품 메이져 시장의 어떤 사업자(제작사 혹은 배급사)로 부터 제작 의뢰를 받아 외주 납품하는 방식
제2안 지역별 배급 완성된 컨텐츠를 미국, 유럽, 일본 등 거대 시장군으로 나눠 배급하는 방식
제3안 국가별 배급 개별 국가에 대해 각 각 배급하는 방식

매출이나 수익 측면에서 보면 3안으로 갈수록 좋은 결과가 나온다.

이는 제작사가 해외 시장을 진출하면서 작품 판권에 대한 권리 지분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순서이면서 각 분야별 매출 단가를 최대화하고 수수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다만 3안으로 진화할수록 요구되는 것이 세계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현지 시장 정보(계약 방식, 시장 특성 등)확보 라는 과제다. 우리 제작사 입장에서는 메이저 해외에서 직접 배급 사업을 수행한다거나 또 메이저 배급사로 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딜을 성사시킬 수 있는 경험과 기술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미국의 4대 애니메이션 배급사인 디즈니, 워너, 포키즈, 니켈오디언을 어떻게 컨택하고 또 그들과 만나서 어떻게 딜을 해야하는지 가이드라인도 없다. 믿을 만한 에이전트를 어디서 만나야 하는지도 막막할 수 있다.

요즘은 우리 애니메이션이 해외시장에서 수상도 많이 하고 각종 국제 페어에 다니면서 인맥도 차근차근 쌓아가고는 있지만 실제 ‘파이를 앞에 두고 칼질’을 하는 실전을 경험해 본 제작사는 흔치 않다.

그렇게 본다면 서두에 언급한 ‘스타프로젝트’는 우리 작품을 사줄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리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사업상 의미가 있겠다.

또 대략의 비즈니스 가이드라인을 관련 정부 산하 기관에서 마련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확신하건대 가까운 시일 안에 세계적인 배급사와 동등한 계약을 통해 성공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제작사가 나올 수 있으리라 본다.

그 성공의 과정은 고스란히 우리 애니메이션 산업에 노하우로 녹아 들 것이고 세계시장이 한국 애니메이션을 ‘물건’으로 인식하고 제값주고 사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대략의 이해를 바탕으로 다음에는 애니메이션 투자를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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