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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진의 e-세상 읽기] M커머스 어땠나요
 
2004년 12월 28일 오후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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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초 SK텔레콤의 모네타카드에 가입한 적이 있다.

컬러액정의 휴대폰이 막 세상에 나올 때였는데 마침 휴대폰을 바꿀 때가 되었는지라 호기롭게 컬러폰으로 교체했다. 대리점 직원의 권유에 따라 모네타카드에 가입하고 30만원이 넘는 신형 휴대폰을 20만원이나 할인된 가격에 구입했다.

"어차피 쓰시는 신용카드, 모네타카드로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카드회사에서 먼저 20만원을 빌려주고 카드를 사용하는 만큼 적립되는 포인트로 3년간 갚아가는 방식이었다. 괜찮은 제안이라 생각했다.

맙소사...그후 3년간 나는 모든 결제를 모네타카드로 해야했다. 다른 카드 사용에 따르는 모든 혜택을 포기했다. 그 흔한 영화할인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대여금이 팍팍 줄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자가 20%를 넘는 고금리였다. 쥐꼬리만한 적립 포인트로 이자를 먼저 갚으면 어떤 달에는 원금이 오히려 늘어날 때도 있었다.

오케이캐시백 포인트로 원금을 일단 줄이고, 카드 사용금액을 늘리고...어찌어찌 해서 지금은 2만원 정도 남았다. 몇달후 기한이 완료되면 남은 돈을 갚고 모네타카드를 없애버릴 작정이다.

더 큰 문제는 주책스럽게도 나만 모네타카드에 가입한 것이 아니라 "휴대폰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더라"며 주위에 권유한 것이다. 나 때문에 수렁에 빠진 친구들이 가끔 "한달에 백만원 넘게 결제해도 원금이 안 줄어들더라"라며 이 얘기를 꺼낼 때마다 쥐구멍을 찾고 싶어진다.

당시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KTF, LG텔레콤도 비슷한 카드를 내놓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그러다가 몇달후 슬그머니 이 서비스는 사라졌다.

이통사 뿐만 아니라 카드사들이 마구잡이로 회원을 모집해 '카드열풍'이 몰아칠 때라 그 후유증이 이것뿐이랴 싶지만 나는 생각할 때마다 화가 치민다. "이런 엉터리 마케팅으로 고객을 괴롭히다니..."

음식점에 가서 카드결제를 할 때 보면 귀퉁이에 천덕꾸러기처럼 버려진 기기가 있다. 이통사들이 설치한 모바일 카드결제기다.

주인에게 "휴대폰 결제도 되나요"라고 물어보면 대답이 걸작이다. "이통사에서 억지로 하라고 해서 설치는 했는데...1년 넘게 지났는데도 결제한 사람이 한명도 없어요. 가져가라고 해도 연락이 없네요. 그래도 모양이 예쁘고 첨단장비라서 장식으로 달아놓고 있지요."

이통3사가 수천군데 매장에 설치한 모바일 결제단말기는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다. 회사마다 방식이 달라 호환성이 없는 데다, 금융권과 카드결제에 대한 협의가 끝나지 않았고 모바일결제를 할 수 있는 단말기도 충분히 보급되지 않았다.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무조건 투자부터 한 결과 이통사들은 최소한 수백억원씩 낭비를 했다. 그러고도 누가 책임졌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으니 통신회사들이 돈이 많긴 많은가 보다.

이통사들이 올해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뱅킹.

휴대폰으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이용하려면 자신이 이용하는 은행과 이동통신 회사가 달라 '그림의 떡'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통사와 은행들이 서로 '짝짓기'를 통해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바일뱅킹을 하려고 이통사를 바꾸거나 거래은행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은행이나 이통사는 그게 숨은 의도인지 모르지만...

휴대폰은 이제 단순한 전화기나 정보를 얻는 도구를 넘어 상거래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M커머스(Mobile Commerce)다. 신용카드를 갖고 다닐 필요없이 휴대폰으로 물건을 사고 결제하고 은행일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나 M커머스가 제대로 실현되기까지는 숱한 난관이 존재한다.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여러 이해당사자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협의가 필요하고, 효율적인 투자도 있어야 하고,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정부 부처간에 영역다툼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하고, 정치권에서 싸우느라 입법이 늦어지는 바람에 서비스가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 때문에 장밋빛 청사진으로 시작한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업체들의 예산낭비로 끝나는 일이 많았다. "역시 M커머스는 시기상조인가봐"라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인터넷상거래가 발전해온 과정을 주목해보라. 90년대말 인터넷상거래의 가능성만 보고 무조건 뛰어든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이들이 망가진 시장에서 경험을 토대로 치밀한 준비를 하고 덤벼든 업체들은 e-커머스의 열매를 향유하고 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M커머스는 한국이 잘만 하면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신천지 분야다. 국내에서 개발한 서비스가 무조건 '세계 최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개발한 서비스나 솔루션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찬스가 널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통사들은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경쟁상대만 보지말고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소비자들에게 'M커머스가 편리하고 쓸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선결과제가 아닐까. 잔꾀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은 부정적인 면을 드러내 M커머스시대의 도래를 늦출 뿐이다.

정부도 잇따라 벤처정책을 발표하는 것도 좋지만 M커머스 같은 첨단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이들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짜 벤처육성책이 될 것이다. 기껏 나온 서비스도 부처간 이해다툼으로 언제 서비스가 될지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일이 내년에는 없었으면 좋겠다.

/김학진 논설위원 jean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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