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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교의 SOHO몰 ABC -17·끝] Leeham Story


 

사이트가 오픈한 지 약 2개월이 지났지만, 그때까지의 총 매출액은 100만원이 되지 않았고 방문객도 하루 100여명에 불과 했다. 포스터는 약 60여 종류였고 단순하게 포스터만 판매했으며, 무통장 입금만이 가능 했다.

판넬/액자의 경우 사업구상을 할 때 약 10% 이하의 고객만이 원할 것이라고 짐작했으며, 구입 연령층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신용카드 서비스가 없어도 서비스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방문객의 피드백을 살펴보면 ① 포스터 한 장에 3만원은 너무 비싸다. ② 우리집 근처에 판넬/액자 가게가 없다. ③ 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가 등등의 불만이 게시판 메일박스에 쌓여 갔다.

◆신용카드

우선 신용카드의 문제는 세 가지 부분에서 마케팅 실수로 판명됐다.

하나는 실제 구매고객의 연령층이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영화 마니아 라는 것과 그 즈음 정부의 신용카드 사용 유도 정책으로 소득공제, 카드번호 복권 등으로 해당 연령대의 성인이라면 거의 누구나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또 구매 고객의 상당수가 개인적인 구매가 아니라 인테리어나 기타 업무를 위한 구매였기 때문에 신용카드 사용을 선호하였다. 이 부분은 즉각 사이트를 업그레이드하여 2월 중반부터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꾸었다.

신용카드를 서비스하면서 달라진 점은 1회 구매금액이 일반 무통장 입금에 비하여 약 20% 가량 높았다는 점이다.

무통장 입금을 이용하여 구매하는 고객의 경우 평균 4만5천원 전후의 구매를 하는 것에 비하여 신용카드 결제 고객은 약 5만7천원 가량의 1회 구매 금액을 보여 주었다. 현재는 신용카드 구매와 무통장 입금 구매의 비율은 약 6대4의 비율로 신용카드가 앞서고 있으며, 매출액으로 따져보면 7대3 혹은 그 이상의 비율로 신용카드 사용 고객들의 비중이 높다.

◆판넬 혹은 액자

경부선 기차 속에서 찐 계란을 먹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일 날 계란을 판매하면서 '알아서 익혀 먹어라'라고 하면 과연 누가 그 계란을 사먹을 것인가. 판넬이나 액자 서비스가 되지 않는 포스터 판매점을 보는 고객들의 시각이 바로 그렇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즉 그때까지의 상점은 불완전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그 즉시 판넬을 제작해 줄 협력업체를 찾았고 지금의 M 화랑과 연결돼 매우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고 있다. 2001년 1월부터 약 두달 동안은 매일 그 업체로 출근하여 일이 있거나 없거나 옆에서 서서 판넬과 액자 그리고 포스터 전반에 대한 일을 배웠다. 물론 무슨 강의나 커리큘럼이 아니라 곁눈질이라는 전통의 방식으로…

판넬을 제작해 서비스하면서 가격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즉 포스터 한 장에 3만원은 이해하기 힘든 가격이었지만, 판넬과 배송까지 5만원은 그럭저럭 수긍이 가능 가격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참고로 포스터만 판매 할 때 보다 판넬/액자의 옵션이 추가 될 때 더 많은 마진을 올릴 수 있었다. 바로 이 순간이 나의 두 번째 사업인 포스터 판매점 리함이 지금까지 운영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순간' 이었던 것이다.

내가 만일 역시 아직 한국에서는 고가 포스터의 온라인 판매 사업이 시기상조이며, 판넬/액자를 만들어 택배로 배달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위험요소가 있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거나 고객들의 요청을 듣지 않고 불도저식으로 밀고 나갔다면 6개월 이상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PR 혹은 광고

9개의 포털 검색사이트에 Leeham.com을 등록하는데 단 1원도 소요되지 않았다. 2000년 그 당시에는 아직 ‘등록 유료화’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기 이전이었다. 만일 지금이라면 대략 200만원 가량의 등록비용이 소요됐을 것이다. 그리고 딴지일보에 글을 기고하고, 온라인 SOHO 창업에 관한 책을 쓰고 이렇게 inews24에 글을 연재하고 있는 일 모두가 나의 PR이며 광고다. 안철수씨가 신문에 글을 쓰고 자서전을 출판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이다.

2002년 4월 가끔씩 글을 올리는 온라인 창업자 모임 'www.babyCEO.com' 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인터뷰 좀 하라고…. 그래서 '잡지에 나면 좋겠군' 하면서 출판사 기자와 만났고 얼떨결에 SOHO 창업을 위한 책을 의뢰 받게 돼 수락했다. 매우 다행스럽게 인내심 많은 편집장을 만난 덕에 6월말에 넘기기로 한 원고를 11월초에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며, 글의 내용이나 형식 모든 점에서 저자 마음대로 하는 자유로움 속에 책을 쓸 수 있었다.

별로 새롭거나 뛰어난 아이디어가 넘치는 글도 아닌 칼럼을 읽어 주신 독자께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한 SOHO 창업자의 작은 기록이었다. 혹시나 별도로 궁금한점이 있으신 분은 www.sohobook.com 게시판에 글을 남겨 주시기 바란다.

/원승교 소호몰 리함 대표 steve@leeh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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