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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배의 와일드카드] 쾌락을 원하니?


 

성적 쾌락을 마음껏 맛볼 수 있는 게임이 개발되고 있어 남성들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웬만한 남자들에게 남성 취향의 성인 잡지인 '플레이보이'의 발행인이 돼 보겠냐는 제안을 하면 '얼씨구나 좋구나' 하면서 흔쾌히 수락할 것이다. 성적 매력이라는 기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여성들을 언제나 자신의 주위에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제안을 구현하도록 개발되고 있는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쾌락주의적인 내용과 디자인으로 가득찬 '플레이보이'에 대한 상식이 조금 필요하다.

1953년 '에스콰이어'의 카피라이터였던 H.헤프너가 시카고에서 창간한 월간지인 이 잡지는 '플레이메이트'(Playmate)라 부르는 직업 냄새가 풍기지 않는 참신한 여성의 대형 컬러 누드 사진을 잡지 가운데 '센터폴드'(Centerfold)란 개념으로 집어 넣어 발행되고 있다. 플레이메이트 창간호는 당시 개봉된 영화 '나이아가라'로 유명해진 마릴린 먼로의 컬러 누드 사진으로 장식했다.

잡지 발행과 함께 전국 주요 도시에 개설한 '플레이보이 클럽'은 풍만한 유방에 토끼 모양의 옷을 입은 '버니걸'(bunny girl)을 내세운 전략이 먹혀 유명세를 확실하게 타면서 '플레이보이 왕국'을 구축해 나갔다.

'플레이보이'는 이미 1948년 발행된 '킨제이 보고서'에서 지적됐던 미국인의 성 행동과 성 의식의 변화를 대중 문화와 대중 소비의 세계로 단숨에 끌어내 미국은 물론 세계의 성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고, 피임용으로 복용하는 '필'(pill)의 판매량을 증가시켰다.

그러니 많은 남자들에게 쾌락을 이용해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플레이보이의 발행인인 헤프너는 부러움의 대상일 수 밖에 없고, 한번쯤 헤프너가 돼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런 욕구가 시장에 있다는 판단 아래 '플레이보이'는 인기 슈팅게임인 'Duke Nukem'의 제작사인 어러쉬엔터테인먼트(www.arushgames.com)와 캐나다의 홈게임즈 등과 힘을 합해 뭇 남성들의 욕구를 채워 주기위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게임을 시작하면 게이머는 갖가지 피부색의 '쭉쭉빵빵' 여성들에 둘러싸여 정신을 못차릴 정도가 된다. 그 속에서 게이머는 자택에서 연 파티를 통해 주변 여성들에게 수작을 부리는 헤프너의 호화스런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다.

이 게임을 기획한 어러쉬엔터테인먼트의 마케팅 책임자인 도널드 케이스에 따르면 이 게임에 나오는 여성들의 노출도는 잡지만큼은 높지 않고, 섹스 그 자체가 아닌 섹시한 분위기로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게임은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접할 수 없도록 성인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미있게도 2004년 출시될 예정인 이 게임을 단순히 '여성 후리기'가 목표인 게임으로 격하시키기엔 무리가 있다.

이 게임은 쾌락의 상대로 금발 여성을 선택할 것인지 갈색 머리 여성을 선택할 것이지 아니면 둘 다 선택할 것인지를 게이머에게 재촉하기도 하지만, 출판 업계의 동향을 쫓아 톱 레벨의 경영 판단을 내리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요구한다.

그래서, 게이머는 자신이 쾌락에 빠져있는 중에도 쾌락주의를 백분 이용하는 미디어 제국을 건설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이 게임은 포르노형 성인용 게임이라기보다는 복잡한 경영 시물레이션 게임으로 분류하는 편이 타당할 듯 보인다.

/박형배 칼럼니스트 elecbass@shinb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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