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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배의 와일드카드] 가정용 게임기의 결전지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정용 게임기인 'Xbox'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어떤 승부수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과연, 천하의 마이크로소프트라 한들 소니가 쌓아 놓은 '플레이스테이션2'의 철옹성을 깨뜨릴 수 있을까?

굳이 손자병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아군에 유리한 곳에서 싸워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마케팅 전쟁도 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생각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필승의 구도를 잡기 위해 선택한 결전지는 시장조사업체인 IDC가 2005년까지 1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온라인게임시장이다.

지난해 8월 In-Stat/MDR이란 시장조사업체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가정용 게임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절반 정도가 온라인 게임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 중 월 5~10달러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는 과반수를 넘었고, 10달러 이상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는 3명 중 1명이었다.

이런 시장 전망 아래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자적인 온라인게임 기반 서비스인 'XLive'를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했고, 지난해 11월15일 북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후 2개월 만에 25만대의 스타트킷을 출하했다. 이 시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소니도 지난해 8월 네트워크 어댑터를 발매해 '플레이스테이션2'로 온라인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열어 놓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마니아급 사용자들도 마이크로소프트 편과 소니 편으로 갈리어 말 싸움을 벌이고 있다. 친마이크로소프트 마니아는 "안티 넘들은 다 어디간거야. 이젠 트집 잡을 거리가 없나 보지? 승자는 Xbox Live로 결정됐다구."라는 주장을 펴고 있고, 이에 대해 반마이크로소프트 마니아는 "Xbox가 아직도 살아있냐? 머지 않아 죽을거다. 이름도 Xbox Dead로 바뀔걸?"이라는 투로 응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신봉자들은 Xbox 쪽이 플레이스테이션2보다 온라인게임에 적합하게 설계됐다고 생각한다. 사용자가 새로운 캐릭터와 데이터를 내려 받을 수 있는 이더넷 포트와 8기가바이트의 하드디스크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Xbox의 프로세서가 PS2보다 강력해 통신 상태가 좋지 않거나 계산량이 많아 화면 갱신이 늦어지는 랙이 덜 일어난다고 강조하고 있다.

Xbox의 하드웨어적 특성을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플레이 동료와 대화를 하기 위한 헤드셋, 모든 게임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ID, 온라인에 접속해 있는 친구를 찾아내 게임에 동참하도록 권하기 위한 기능 등을 제공하며 서비스 시작 첫 해 동안 50달러 정도의 회비를 청구한다고 한다.

이 회비는 비난을 사고 있는 약점이기도 하다. 플레이스테이션2의 팬들은 그 정도의 연회비를 지불할 정도로라면 다른 게임을 사는 편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커뮤니티 기능으로 온라인게임 산업을 완전 독점하려는 음모라고 비난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 Live가 시장을 어느 정도 장악하면 월 10달러를 청구할 계획이라는 소문도 신뢰성 있게 돌고 있다.

이 같은 공격에 Xbox 옹호파는 40달러 정도의 네트워크 어댑터를 사야한다는 점을 들어 플레이스테이션2도 엄밀하게 말해 무료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커뮤니티를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관리하는 방식일 뿐 결국 회비를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결전지로 선택한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아직 승부를 가를 만한 전면전은 벌어지지 않아서 섣부르게 판단하긴 이르다.

분명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든 소니든 결전지인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단기간 내 승기를 잡으려면 우리 나라를 겨냥하지 않을 수 없고, 우리 나라 온라인게임 업체들을 아군으로 끌어들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박형배 칼럼니스트 elecbass@shinb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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