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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배의 와일드카드] 리니지 시대의 종말


 

우리나라 최고의 온라인게임이었던 '리니지'가 서서히 종말을 맞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업계에 퍼지고 있다.

지난 달 엔씨소프트의 창업 멤버인 송재경 이사가 지분을 대거 장내에서 매도했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이 같은 이야기들이 설득력있게 쏟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리니지'를 최초 개발한 송 이사는 올해 들어 6만9천600주를 매도했다.

증시 주변에는 개인적인 가족 문제가 돌출된 그가 엔씨소프트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떠난다는 설도 있고, 리니지의 상품 가치가 끝났다는 감을 잡아 몸 빼기 작전에 돌입했다는 설도 있지만 진위가 밝혀진 것은 아직 없다. 오직 그가 꾸준히 지분을 처분하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리니지가 설 땅을 위협받고 있는 현상은 '리니지'의 PC방 요금을 최고 33%까지 인하해 2위 업체인 웹젠의 '뮤' 수준으로 낮춘 것에서도 일부 드러났다.

가격 인하의 명분으로 엔씨소프트는 ▲ PC방 시장의 경쟁 심화와 영업 환경 악화에 따른 구매 PC방 감소 방지 ▲ 상품 가격 경쟁력 강화로 정량 중심에서 정량·정액 중심의 영업 구조로 전환 ▲ 가격 인하 등 고객 요구 및 불만 사항 개선 등을 내세웠다.

이 명분들에서도 나타나듯 속속 출시되는 '리니지류'의 온라인게임들이 '리니지'를 PC방 시장에서 밀어 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PC방 요금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고생은 PC방이 하고, 돈은 엔씨소프트가 버는 짜증스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PC방 업주들이 '리니지'를 버리고, '리니지류'의 대체 온라인게임을 선택하는 추세가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고 한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국내에서 밀리고 있는 '리니지'의 수명을 늘이려면 외국으로 진출해야 한다. 그래서, 엔씨소프트는 중국의 포털사업자인 시나닷컴과 합작법인 엔씨시나를 설립했고, 이 곳을 통해 '리니지'를 2개월 간 홍보한 후 올해 1분기 안에 유료화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JP모간증권 측은 "중국에서 리니지의 동시 접속 사용자 수는 40만~50만명을 쉽게 넘어설 것"이라며 "이전의 다른 온라인게임들이 그 이상의 동시 접속자 수를 달성했던 점을 감안하면 엔씨소프트 측의 예상치는 달성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은 리니지가 한국에서 선점적인 기득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그 기득원이 유지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주장이지만,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 대한 본질적인 설명이 없어 어딘지 부족해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의 상황은 정말 좋지 않다. 우리 입장에서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어 보이는 게리엇 사단에게 470억원을 준 이유가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미국 전문지들도 게리엇 사단에 대해 좋지 않은 평을 내놓고 있다.

리니지 자체에 대한 평가도 미국 언론들은 호의적이지 않다. 그들은 리니지가 한국에서 얻고 있는 명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돈 주고 즐길 가치가 없는 3류 게임 정도로 폄하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을 감안하면 리니지 시대는 이미 끝나고 있는게 분명하다. 어느덧 리니지 왕국을 밀어내 버리고, 다음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전면전을 치뤄야하는 전국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박형배 칼럼니스트 elecbass@shinb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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