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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의 IT 경제학] 단품이냐 서비스냐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최근 유럽의 한 바이러스백신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이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민감했습니다. 여타 백신 또는 보안회사의 주가가 하강곡선을 그렸고 여기저기서 탄식의 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파는 회사의 가장 큰 고민은 단품 프로그램은 한번 팔면 끝이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상품전략을 한번 보면 제품시장의 창출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것이지요. 새로운 제품의 버전업에 최대한 노력을 기하고 더욱 다양한 제품의 끼워팔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딜(deal)은 여러가지 의미가 큽니다. 소프트웨어시장에서도 특히 백신부문은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판다는 것입니다.

백신은 한번 팔고 마는 성질의 물건이 아니지요. 계속 새로운 바이러스는 등장하고 끊임없이 백신을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자연히 제품자체를 파는 것이 아니고 연간 사용료 개념으로 제품이 규정되어 나아가는 것입니다.

물론 이제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품 이외에 서비스를 판 예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것을 보면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의 서비스화에 참여하리란 생각이 드는군요.

이같은 소프트웨어의 서비스화는 다른 말로는 ASP사업이라 불리울 수도 있고 또 다른 각도에서는 소프트웨어임대사업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소프트웨어업계를 보면 이 같은 서비스화가 취약한 구조라 할 수 있지요. 소프트웨어의 서비스화는 무엇보다도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민감하게 분석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려는 기막힌 노력을 전제로 합니다.

불행히도 한국 기업은 이 같은 점이 약합니다. 실제로 우리네 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선진국 소프트웨어업체와 비교하면 제품의 기본 기능보다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사용상의 용이함, 매뉴얼의 완벽도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합니다. 영어가 약하기 때문에 어색한 문법도 문제가 되는 경우를 왕왕 보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우리나라 소프트웨어가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화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지화작업 자체가 상당히 시간이 걸리고 있고 이것은 곧바로 비용적인 요소로 발전하게 됩니다.

실제로 한국의 소프트웨어업체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했을 때 이같은 점에서 준비가 미흡해 시장공략에 실패하고 결국 막대한 손해만 보고 철수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소프트웨어시장은 제품시장에서 서비스시장으로 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한번 팔고 마는 단품이 아니라 목돈이 아니라도 꾸준히 안정적인 수입원을 찾는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겁니다.

필자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한 소프트웨어업체 사장은 이같은 경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해 말하더군요.

“한국의 소프트웨어 개발단가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젠 단품소프트웨어 하나 개발해서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한번 거래관계를 갖고 나면 거기에 밥숫가락 하나씩 더 올리듯 제품을 올릴 수 있는 사업구조로 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서비스화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이민호 Marketing Enabler mino@ideapartn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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