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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의 IT 경제학] 오늘은 전쟁 얘기


 

세계의 이목이 이라크전에 쏠려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어떤 IT 얘기를 하든 별 의미가 없으리라 봅니다. 이번 칼럼에는 전쟁 얘기를 한번 해보지요.

미국이 전쟁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진격한 곳은 바스라이지요. 남부 항구도시인 바스라는 바다로 가는 길목입니다. 그러나 현재 바스라를 우회해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미국의 전략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미국의 등뒤에 바스라의 이라크 군이 옥죄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막에서의 전쟁은 몇 km를 진격했다는 것이 무의미합니다. 그래서 전쟁 전문가들은 사막의 전쟁과 바다의 해전이 같다고 지적합니다. 해전의 요체는 얼마나 넓은 바다를 점령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철저히 거점 위주의 전쟁입니다.

사막의 전쟁을 봐도 그렇습니다. 망망대해처럼 모래 사막위의 영토를 얼마나 차지했느냐는 무의미합니다. 사막 한가운데에 폭탄을 아무리 떨어뜨려도 그것은 헛된 메아리 같은 거지요. 그래서 사막전은 어느 거점이 나의 손안에 있느냐가 핵심인 것입니다.

문득 2차대전때 북아프라카 전선이 떠오르는군요. 당시 전쟁 초기 여기에서 한참 깃발을 날린 나라는 이탈리아였습니다. 이탈리아는 마치 로마군대 진격하듯 팡파레를 울리면서 나아갔습니다. 그들은 하루에 얼마나 진격했는지 연일 사방에 알리고 이것으로 전쟁을 이긴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그러나 영국이 자리잡고 있는 거점에서 그대로 무너지고 그날로 이태리 군대는 끝장이 나버렸습니다. 물론 이를 기화로 동맹국인 독일이 이탈리아를 지원하러 들어오고 그 유명한 사막의 여우 롬멜이 등장하게 됩니다.

거점 전투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지역의 확실한 장악입니다. 그래서 포격이나 공습은 생각외로 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지상군의 진격을 통해 점령지를 100%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결국 사막전쟁에서는 전차의 중요성이 그 어느 유형의 전쟁보다 커집니다. 그러나 사막과 같은 개활지의 전차전에서는 특이한 형태를 봅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패튼 대전차군단이란 영화를 보면 독일군이 진격을 하면서 그 옆에 보병들이 같이 쫓아가는 모습을 볼 겁니다. 개활지 전차전에서는 보병과 기갑부대가 서로를 보호하면서 진격해야 합니다. 총알이 빗발치는 개활지에 엄폐물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보병들은 전차뒤에 몸을 숨깁니다.

그러나 의외로 전차는 개인에 의한 공격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전차는 태생적으로 시야가 안 좋습니다. 병사들이 전차의 뒤에 은밀하게 다가가서 대전차지뢰를 던지고 가면 그대로 전차는 당하고 맙니다. 대표적인 예가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 독일 전차가 속절없이 당하는 모습입니다.

이것은 결국 보병이 지켜야 합니다. 이런 전술을 가장 잘 도입한 국가가 독일이지요. 독일은 기갑부대를 위한 별도의 보병을 운영했는데 그것이 바로 기갑척탄병(Panzer Granadier)입니다.

그런데 개활지에서 전차의 속도가 결코 느리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의 발걸음으로는 보조를 맞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장갑차입니다. 이번 전쟁에서 사람들이 전차와 전투병 수송을 위한 장갑차간에 혼동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의 주력전차는 M1A1 에이브러햄입니다. 그러나 그 옆에 보면 모양은 전차 같은데 사람이 타고 내리는 차량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M2 브래들리 장갑수송차량입니다. 우리 나라는 병력수송용 장갑차로 M113계열을 많이 사용하는데 미군은 그 다음 형태로 브래들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나름대로 소형 대전차포 등이 탑재되어있지만 그리 막강하다고 할 수는 없고 중무장한 1개분대를 태우고 다니는 차량입니다. 장갑은 중기관총을 피할 수 있는 정도로 보면 됩니다.

이제 지상전은 피할 수 없게 되었군요. 지상전에서는 많은 사상자가 나올 겁니다. 미영 연합군이 아무리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해도 확실한 장악을 위해 지상전이 불가피합니다. 연합군의 기갑부대에 이라크가 어떤 대전차전을 벌일지 궁금합니다. 첨단무기를 지닌 연합군 기갑부대와 무기는 열악하지만 신념을 갖고 있는 이라크군과의 이번 전쟁은 군사전문가에게 향후 새로운 워게임의 형태를 일깨워줄 겁니다.

그나저나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하는데….

/이민호 Marketing Enabler mino@ideapartn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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