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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석의 밴쿠버 리포트] CIO들 “IT경기 전망 어둡다”


 

기업의 정보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은 향후 IT산업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내년부터 미흡하나마 IT경기가 되살아 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정작 IT투자 등을 담당하는 CIO들은 앞으로의 IT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의 IT분야 전문 연구 기관인 메타그룹(Meta Group)이 최근 전 세계 34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2만5천명의 IT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분석한 자료인 ‘2003 Worldwide IT Benchmark Report’에서 나타난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CIO들은 내년에 기업들의 IT지출이 올해보다 전체적으로 약 5% 줄어들 것으로 응답했다. 다만 보안분야만은 약간의 지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그동안 여러 시장분석 기관들이 내년에는 IT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해 기업들의 IT지출도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 대조적인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메타그룹의 제드 루빈 부사장은 이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분석 기관들이 IT지출 규모를 예측하는데 있어 중대한 함정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즉 대개의 경우 IT지출 규모를 측정할 때 기업의 총 수익에서 IT지출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IT지출 규모를 측정하는데 최근 기업들의 수익규모 자체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에 IT지출 금액이 줄어드는데도 그 비율은 오히려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대부분의 경우 IT분야에 실제로 지출하고자 하는 돈의 액수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기업들이 IT분야와 관련된 간접비용을 크게 줄여나가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IT지출 규모는 더욱 축소되고 있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이번 분석 보고서는 또 기업들이 IT분야 투자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이 곧바로 실질적인 IT지출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기업들이 단순히 IT예산을 종전대로 유지하거나 더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 예산을 모두 지출하겠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루빈 부사장은 이처럼 IT 책임자들이 비록 IT분야가 중요하다고 인식은 하고 있더라도 IT분야에 돈을 투자하는 데 있어서는 매우 신중하고 몸을 사리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IT지출 규모를 분석하는 데는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경기 불황 속에 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IT관련 프로젝트에 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너무 많기 때문에 IT투자가 바람직한 것이라고 인식하면서도 섣불리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요즘 기업들의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또 기업들의 IT지출 감소가 특히 심각한 부문이 IT인력 채용부문으로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대규모 감원조치가 당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종전에는 기업들이 불황에 접어들면 정규직 직원을 줄이고 계약직 직원을 늘리는 방법을 써왔는데 최근들어서는 두 가지 방법 모두에 있어서 고용을 줄여나가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루빈 부사장은 앞으로 세계 IT시장이 두자리 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IT지출을 부추길만한 획기적인 신기술 개발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내년에 IT시장이 본격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오는 2004년에도 한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해 전 세계 IT경기 침체가 당분간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주호석 리더스컨설팅그룹 북미담당 고문 hsju@can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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