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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석의 밴쿠버리포트] 캐나다 전화회사 ‘SaskTel’에 쏠리는 관심


 

캐나다 중부 지방에 사스카추언(Saskatchewan)이라고 불리는 주가 있다. 대평원으로 되어 있는 이 주는 20세기 이전만 해도 거의 대부분이 사막처럼 버려진 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도인 리자이나(Regina)를 비롯 사스카툰(Saskatoon), 프린스 알버트 등과 같은 크고 작은 도시들이 아름답게 잘 가꾸어져 있고 밀을 비롯한 곡물이 대량으로 생산되는 곡창지대이기도 하다.

이곳 사스카추언주에는 캐나다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90여년 역사의 유.무선 전화회사 사스텔(SaskTel)이 있다. 현재 약 38만명의 주민들에게 전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 회사는 주 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말하자면 정부투자 기관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회사가 북미 방송, 통신, 인터넷 업계 최대 화제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이 회사가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지난 12일 리자이나 지역에서 맥스(Max)라고 불리는 북미 최초의 종합 방송,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데서 비롯되고 있다. 즉 사스텔은 지금까지 전화 서비스용으로 활용해 온 기존의 동축 케이블망을 이용해 전화 서비스 외에 양방향 TV 및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관련 업체들이 이 서비스의 성공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시스코, 루슨트 등 장비업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구축한 사스텔의 맥스 양방향 서비스는 DSL(Digital Subscriber Line)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이 서비스는 가입자들에게 TV세트나 컴퓨터를 통해 무제한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 라디오 및 TV방송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디지털 방송 채널의 모든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획기적인 서비스다.

또한 기존의 전화선 1개 회선을 이용하여 동시에 음성, 데이터,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고화질의 디지털 사진 및 음악 서비스도 가능하다. 사스텔은 이 기술을 이용하여 앞으로 IP(인터넷 프로토콜) 기반의 각종 부가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서비스가 시작된 맥스 기본 서비스는 설치비 없이 월 59.95달러(캐나다 달러)를 지불하면 컴퓨터 뿐 아니라 TV를 통해서도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으며 4개의 e메일 계정을 제공받게 된다. 또 20개 이상의 디지털 TV채널, 30개의 CD급 고음질 음악채널, 사스카추언 AM, FM 방송 서비스도 제공받는다. 또한 영화광들을 위한 특별 패키지 등 10가지의 각종 패키지 상품이 준비돼 있어 가입자들이 원하는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

사스텔은 맥스 서비스를 우선 8만 여명의 리자이나 지역 가입자들에게 제공하고 올 가을에는 사스카툰, 프린스 알버트, 무스 조, 요크톤, 스위프트 커렌트, 웨이번, 에스테반, 배틀포드 등으로 서비스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사스텔의 맥스 양방향 서비스가 북미 케이블 및 통신 업체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북미지역 최초로 기존 전화선을 이용한 종합 방송통신 서비스라는 사실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서비스가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획기적인 서비스이기 때문에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이 서비스는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전화 회사들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낙후 지역에 대한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를 위한 수십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를 검토해오고 있는 정부입장에서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만약 사스텔의 맥스 서비스가 가입자당 매출을 증대시키고 이익을 내는 새로운 서비스라는 것이 입증될 경우 북미 전화 회사들에게 있어서 매우 강력한 시장 쟁탈용 무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즉 케이블 업체들에게 그동안 계속 잠식당해 온 통신 시장을 빼앗아 올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대륙에서는 케이블 회사와 전화회사들 간에 그동안 원스톱 통신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돼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종합 미디어 그룹 BCE만이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회사였다.

하지만 이제 맥스 서비스 개시를 계기로 사스텔이 시내전화, 무선전화, 초고속인터넷, 그리고 TV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종합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자로 등장한 셈이다.

북미 지역 케이블 사업자들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지역(시내)전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적어도 4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사스텔의 맥스 서비스가 전화 회사들에게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게 된 것은 물론 케이블 업체들에게 빼앗긴 실지를 회복하는데 필요한 매우 효과적인 수단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없이 다양한 통신.방송 및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서 그 성공가능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주호석 리더스컨설팅그룹 북미담당 고문 hsju@can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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