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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의 실리콘밸리 메일] 실리콘밸리에서 본 한국의 희망(3)


 

[ 스탠포드 광가속센터의 김 박사 ]

SLAC라는 알 수 없는 문자가 스탠포드 대학 안내 지도에 크게 그려져 있다. 그넓은 스탠포드 골프장보다 면적이 더 넓게 표시되어 있어 더욱 궁금했다.

찾아보니 스탠포드 선형가속연구소(Stanford Linear Accelerator Center)의 약호였다.

그래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는데 이곳에 1년간 연수 온 산자부의 김국장이 그곳에 있는 한국 과학자를 연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그곳은 광가속기센타였다. 광가속기는 한마디로 가속장치를 통해 빛을 생산,입자의 성질을 구명하는 장치다.

지하에 한치의 에누리 없는 정직선으로 매설되어 있는 굵은 동파이프를 통해 3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나노초(10의 마이너스9승)이다.

동파이프의 직선을 고정시키기 위해 거대한 원형스탠레스 판이 상부에서 동파이프를 꽉 조이고 있다. 역시 지하에 직선으로 함께 매설되어 있다.

지상부에는 수백개의 콘테이너가 역시 직선을 이루어 보호하고 있다. 나름대로의 보안장치도 있지만 관광객을 위해 일부 개방하고 있다. 일본이나 유럽에도 있고 포항공대에도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20여개국만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방사광이란 고에너지의 전자가 저장링이라는 원형가속기를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돌 때 원궤도의 접선 방향으로 방출되는 고밀도·고강도의 전자기파를 말함. 따라서 방사광가속기란 강한 빛을 만들어내는 '빛 생산공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SLAC가 특별히 유명한 것은 우선 그 규모면에 있다.

가속장치가 직선으로3,000m인 곳은 세계에서 이곳 하나뿐이라 한다. 직선이 끝나면 다시 곡선 형태로 두 개의 원을 크게 그리면서 시험장치가 계속되고 있다.

직선과 곡선의 차이를 물었더니 곡선으로 움직이면 물질이 이동할 때마다 에너지를 방출해서 정확한 측정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물질의 탐구와 우주의 연구에 있어 필수적인 시설이라고 이해는 되지만 막연하고 어렵다.

이 연구소는 연구결과로 12개의 신물질(소립자)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연구소에만 노벨상 수상자가 3명이며, 현재 소장도 새 입자발견이 입증될 2007년경에는 노벨상이 유력하다고 한다.

우리에게 설명해준 김 박사(피터 킴, pck@slac.stanford.edu)는 87년부터 이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데 우리가 함께 한 3시간이 넘어서야 비로소 한국말이 제대로 되는 것 같았다. 전형적인 과학자를 만난 것이다. 덕분에 물리학 기초를 다지는데 매우 유익했다. 다만 물리학 지식이 짧아 김박사의 영어용어를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스탠포드 광가속기는 한국전쟁이 끝나갈 무렵인 53년에 구상되어 65년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벌써 40년이 흘렀다. 금년도 정부지원 예산만 1억5천만 달러(1천5백억원)이다.

세계각국에서 온 과학자 400여명이 이곳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40년간 세계최대를 자랑하던 이 광가속장치도 2010년이면 문을 닫게 된다.

미국정부는 시카고 주변 연구단지에 무려 25Km짜리 초대형 직선 광가속장치를 만들기로 했다는 것이다. 땅부자, 돈부자인 미국만이 가능한 일이리라.

우리의 경우 포항공대의 방사광가속기를 설치하는 데에도 경제성을 두고 얼마나 논란이 많았는가?

88년부터 94년까지 7년간 1,500억원이 투자됐다. 벌써 완공된 지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BT, NT분야에서 성과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4세대 방사광가속기 설치는 아직 꿈만 꾸고 있는 단계다. 미국의 국력을 보면 입만 벌어질 따름이다. 우리보다 몇 단계 앞서가는 미국의 과학기술 수준은 엄청난 투자와 정부의 의지에 의해 더욱 비상하고앞서나간다. 이것만 봐도 전율을 느낀다. 미국은 이런 나라이다.

김박사와의 대화중 에피소드.

◆이 가속장치를 통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우주가 왜 팽창하는가. 원래 우주의 크기는 얼마인가 ?

답).......?

◆최초의 우주에서의 빅뱅은 불과 수 초 만에 이루어졌다. (※ 또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별 중에는 이미 소멸해버린 별이 있다. 빛의 속도로 오고 있는 과정이기에 우리에게는 없어진 별이 보일 수 있다.)

문)최초의 우주가 있기 전에는 무엇이 있었는가? 빅뱅은 왜 일어나는가?

답)..........(뭐라고 말했는데 우리가 알아듣지 못함)......

(※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짧고 광대한 순간에 단 한번의 찬란한 진동에 의해 상상을 넘어서는 크기로 팽창한 것을 가리키는 말로 우주의 탄생 시점을 의미한다.)

/김형오의원 kho0505@stanford.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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