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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특성·변화 조명’ 한국 비디오 아트 30년사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개막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비디오 아트 30여 년을 조망하는 기획 전시가 펼쳐진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를 28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시간 이미지 장치’를 부제로 하는 이번 전시는 시간성·행위·과정의 개념을 실험한 1970년대 비디오 아트에서 시작해 1980~1990년대 장치적인 비디오 조각, 그리고 영상 이미지와 서사에 주목한 1990년대 후반 싱글채널 비디오에 이르기까지 한국 비디오 아트의 세대별 특성과 변화를 조명한다.

국내 비디오 작가 60여 명의 작품 130여 점을 통해 한국 비디오 아트 30년의 맥락을 재구성하고 한국 비디오 아트의 독자성을 탐색한다.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초기 비디오 아트와 실험미술’에서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인 1970년대 한국 비디오 아트의 태동기를 살펴본다. 김구림·박현기·김영진·이강소 등 일군의 작가들에 의해 시작됐으며 ‘대구현대미술제’(1974~1979)는 퍼포먼스·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실험하는 장이었다. 특히 박현기는 돌과 (모니터 속) 돌을 쌓은 ‘비디오 돌탑’ 시리즈로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하며 한국 비디오 아트를 이끌었다.

모니터를 활용한 박현기의 초기작 ‘무제’(1979)를 비롯해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의 ‘걸레’(1974/2001)와 초기 필름 작품 ‘1/24초의 의미’(1969), 그리고 곽덕준·김순기 등의 초기 비디오 작품들을 선보인다.

‘탈 장르 실험과 테크놀로지’에서는 기술과 뉴미디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탈 평면·탈 장르·탈 모더니즘이 한국 현대미술계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던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중반 비디오 아트의 새로운 경향을 살펴본다.

이 시기에는 조각이나 설치에 영상이 개입되는 ‘장치적’ 성격의 비디오 조각과 비디오 설치가 주류를 이뤘다. 이는 탈 평면을 표방하며 혼합매체와 설치, 오브제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당시 소그룹 미술운동의 작품 경향과도 연계성을 가진다.

소그룹 미술운동 가운데 ‘타라’(1981~1990)의 육근병, ‘로고스와 파토스’(1986~1999)의 이원곤, 김덕년 등은 1980년대 말부터 비디오 매체를 통해 가상과 실재의 관계를 실험했다. 1990년대 초에는 미술과 과학의 결합을 표방한 예술가 그룹이 결성됐고 이에 관한 다수의 전시가 개최됐다.

소통 매체로서 비디오 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과 이번 전시를 위해 재제작된 육근병의 ‘풍경의 소리+터를 위한 눈’(1988), 송주한·최은경의 ‘매직 비주얼 터널’(1993) 등을 만날 수 있다.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비디오 조각/비디오 키네틱’에서는 영상을 독립적으로 다루거나 영상 내러티브가 강조되는 싱글채널 비디오보다는 조각 및 설치와 함께 영상의 매체적 특성을 활용한 비디오 조각/비디오 설치에 주목한다.

영상의 내용을 다층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장치로서 조각의 ‘움직임’에 주목한 문주·안수진·김형기·올리버 그림·나준기 등의 비디오 조각을 비롯해 기억·문명에 대한 비판, 인간의 숙명 등 보다 관념적이고 실존적인 주제를 다뤘던 육태진·김해민·김영진·조승호·나경자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신체/퍼포먼스/비디오’에서는 1990년대 중·후반 성·정체성·여성주의 담론의 등장과 함께 신체 미술과 퍼포먼스에 기반을 두고 전개된 비디오 퍼포먼스를 살펴본다.

오상길·이윰·장지희·장지아·구자영·김승영 등의 신체/퍼포먼스 기반 영상 작품은 비디오 매체의 자기 반영적 특성을 이용해 예술가의 몸을 행위의 주체이자 대상으로 다룬다.

‘사회, 서사, 비디오’에서는 1990년대 중·후반 세계화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국내 및 국제적 쟁점과 역사적 현실을 다룬 비디오 작품을 소개한다.

이주·유목을 작가의 경험·기억과 연동한 퍼포먼스 비디오를 선보인 김수자, IMF 외환위기를 다룬 이용백, 아시아를 여행하며 노란색을 착장한 사람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영상의 함경아,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오경화와 육근병·심철웅·노재운·서동화·김범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중소비문화와 비디오 아트’에서는 1990년대 정보통신매체와 영상매체의 확산 속에서 대중문화와 기술이 결합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전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전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영상매체 특유의 기법에 충실하며 제작된 싱글채널 비디오는 시선의 파편적 전개, 시간의 비연속적 흐름, 시공간의 중첩과 교차 등을 구현하는 멀티채널 비디오로 전개됐다.

김세진·박화영·함양아·서현석·박혜성·유비호·한계륜·문경원·전준호 등의 초기 싱글채널 비디오 작품을 볼 수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비디오 아트의 태동과 전개 양상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그 독자성을 해외에 소개하기 위한 초석”이라며 “국내 비디오 아트 담론과 비평, 창작에 유의미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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