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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미]'이전투구' 면세전쟁, 실력으로 선정해야


[장유미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선정을 위한 특허입찰이 지난 4일 마감된 후 각 업체별 신경전이 또 다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청업체들의 그릇된 경쟁의식으로 헐뜯기와 비방이 난무하는 막장행태가 이어졌던 지난해에 이어 이번 입찰전 역시 서로간의 흠집내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3차 면세대전'으로 일컬어지는 이번 입찰 경쟁에는 대기업 몫의 티켓 3장을 둘러싸고 롯데, 신세계, HDC신라, SK네트웍스, 현대 등이 참여했다. 이번 심사는 국회에서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아 현행 관세법에 따라 진행되며 평가항목도 ▲관리역량 ▲지속가능성 등 경영능력 ▲관광 인프라 등 주변 요소 ▲중소기업 제품 판매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등 5개로 기존과 동일하다.

최근 몇 년 사이 면세사업의 수익성이 좋다고 여겨지자 많은 업체들이 지난해 면세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은 경쟁업체의 약점을 여론화시킴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어가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이 같은 여론전은 지난해 있었던 심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면세점 사업에서 중요하게 평가돼야 할 관리역량과 경영능력 대신 사회공헌, 중기와의 상생, 주차장 확보 등이 더 중요한 '잣대'가 되면서 시장 논리에 벗어난 결과가 도출됐다.

결국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사업을 접게 됐고 면세사업에 대한 이해가 낮은 업체들이 신규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최소 5천억원에 가까운 사회적 비용만 발생하게 됐다. 여기에 신규사업자들은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는 올 상반기 174억원, 두타면세점은 16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입찰전 역시 경쟁사를 비방하는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 참여한 한 업체는 경쟁사를 겨냥해 각종 부정적인 내용들을 일부 언론에 흘려 보내 보도를 부추기고 있다"며 "자신들의 강점을 홍보하기 보다는 인근 지역의 경쟁사를 깎아 내리기에 혈안돼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어 이번 심사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무리한 홍보로 구설수에 오른 곳들도 있다. 특히 삼성동을 같은 입지로 내세운 현대가의 여론전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HDC신라면세점은 후보지로 내세운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의 면적을 두고 '부풀리기 의혹'으로 공격을 받고 있고 현대백화점은 인근 업체들이 모두 쓸 수 있는 서울 송파구의 탄천 주차장을 두고 마치 자신들만 쓸 수 있는 듯한 늬앙스를 풍겨 다른 업체들의 지적이 빗발쳤다.

일각에서는 입찰에 참여한 5개 대기업들의 경영능력과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이 거의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경쟁을 벌여야 하는 면세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각 업체들의 역량은 분명히 차이가 난다. 여기에 참여업체들이 경쟁사 비방전을 또 다시 펼치는 것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방해하며 전체 시장의 경쟁력만 더 떨어뜨리는 일이다.

면세사업은 국내 유통업이 아닌 관광 부대사업으로, 전체 매출의 80%가 외국인 관광객들을 통해 발생한다. 당연히 해외 관광객을 얼마나 잘 유치할 수 있는지, 그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있는지를 먼저 고려해 경쟁력있는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 정부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공헌, 상생 등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자가 특허권을 가져가게 되면 무의미해진다.

또 앞서 두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관세청도 두 달여 동안 입찰업체들의 여론전에 휩쓸리지 않고 제대로 된 평가를 통해 경쟁력 있는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관세청이 이번만큼은 '요란한 빈수레'에 휘둘리지 말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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