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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첫 '관중 0명'…2020 LCK 개막전 가보니


신종 코로나 여파로 무기한 무관중 리그 진행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지난 5일 오후 6시께 찾은 서울 종로구 롤파크 내 e스포츠 경기장 'LCK 아레나'에는 팬들의 뜨거운 함성 대신 무거운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날 '2020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개막을 맞아 T1과 담원 게이밍의 열띤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관중석에는 단 한명의 관람객도 없었기 때문이다.

라이엇게임즈는 2020 LCK를 이날부터 당분간 관중 없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관람객 밀집에 따른 전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선수와 관람객,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선제적인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경기를 무기한 무관중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무관중으로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LCK 아레나
무관중으로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LCK 아레나

LCK가 관중 없는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CK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e스포츠 리그로, 지난해 LCK 스프링에는 개막전을 포함해 90경기 중 42경기가 매진될 정도로 현장을 찾는 팬들이 많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날로 확산됨에 따라 라이엇 측은 올해는 티켓 판매를 중단, 롤파크 일부를 폐쇄하고 출입 통제를 시작했다. 이에 혹시나 싶은 마음에 경기를 보기 위해 이날 현장을 찾은 팬들은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방문객 현장 출입 통제를 맡았던 안전 요원 A씨는 "이날 경기 시작 전까지만해도 15~16명 가량의 팬들이 찾아와 입장이 가능한지 문의했지만 결국 다 되돌아갔다"며 "혹시나 싶기도 하고 현장 상황도 궁금해 왔던 듯 하다"고 말했다.

관중이 없더라도 경기 진행 및 중계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선수와 코치진, 관계자, 취재진 등의 경기장 내 입장은 허가됐지만, 라이엇 측은 이와 관련해서도 철저한 방역 조치를 진행했다.

우선 취재진의 경우에는 체온 검사를 통해 37.5도가 넘지 않아야만 경기장 입장이 가능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제 사용도 필수다. 14일 이내에 중국에 다녀온 적이 있거나, 기침·인후통이 있는 경우,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입장이 거부됐다.

선수 및 코치진, 리그 관계자들에게도 동일한 조치가 시행됐다. 선수들과 해설진에는 마스크 착용이 강제되지는 않았으나, 경기 중이 아닐 때는 다들 마스크를 착용하는 분위기였다. 선수들과 감독들은 혹시 모를 전염에 대비해 그동안 해오던 악수 관행도 생략했다.

롤파크 일부가 폐쇄되면서 LCK 아레나 출입이 통제됐다.
롤파크 일부가 폐쇄되면서 LCK 아레나 출입이 통제됐다.

무관중 리그에 아쉬움을 표한 선수들도 있었다.

이날 담원 게이밍을 상대로 한 개막전에서 승리한 T1 소속 '페이커' 선수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나서 관중이 아무도 없는 경기를 해본 것은 처음으로, 박수 소리와 함성이 없어 허전했다"며 "관중이 있어야 긴장도 덜 되고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최 측인 라이엇 게임즈 역시 내색은 못하지만 손해가 적지 않아 아쉬운 상황이다. 총 800석 가량의 일일 티켓 판매가 중단된 데다 방문객 수가 줄어든 여파로 정상 영업하는 라이엇 PC방, 스토어 등의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돼서다.

다만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라이엇 게임즈 측은 안전에 더 방점을 찍겠다는 입장이다. 무관중 리그 종료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개막하게 됐다"며 "선수나 팬 모두 아쉬워하실 수 밖에 없지만 현재는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회를 운영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LCK 스프링의 모든 경기 방송은 SBS 아프리카 케이블 방송 및 네이버, 아프리카 TV, 트위치, 유튜브, SKT 옥수수, LG U+모바일 tv 등의 플랫폼에서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또 SK텔레콤의 '점프 VR' 앱에서는 360도 VR 생중계 시청이 가능하며, CJ ENM 게임채널 OGN에서는 경기 익일 재방송을 진행한다.

2020 LCK 스프링이 5일부터 무기한 무관중 경기에 들어갔다.
2020 LCK 스프링이 5일부터 무기한 무관중 경기에 들어갔다.

현장에는 응급 의료품 등이 마련됐다.
현장에는 응급 의료품 등이 마련됐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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