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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훈] 숙박산업 혁신? 건전한 경쟁 관계 우선


[성상훈기자] 'IT로 숙박산업의 혁신을 이끌겠다'

숙박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두 업체가 내걸고 있는 슬로건이다. 이 두 서비스는 '야놀자'와 '여기어때(위드이노베이션)'다.

두 서비스의 핵심은 국내 중소형 숙박업소인 '모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시설과 서비스가 좋은 모텔(숙박업소)의 정보를 얻고 예약까지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물론 모텔 뿐 아니라 호텔, 펜션까지 포함돼 있다.

야놀자와 위드이노베이션은 최근 법정공방을 운운하며 서로 내용증명을 주고받고 있다. 즉 서로 '싸우고' 있는 중이다.

내막을 살펴보면 이렇다. 여기어때는 지난달 20일부터 자사 제휴 모텔 객실에 설치한 '혜택존스티커'를 야놀자가 고의로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혜택존 스티커는 근거리통신(NFC)기술이 내장된 전자 스티커 장치로, 스마트폰을 대면 커피쿠폰, 숙박업소 이용권, 할인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받을 수 있다.

여기어때 입장에서 보면 자사 마케팅 자산을 훼손했으니 야놀자가 곱게 보일리 없었을 터. 현재도 여기어때는 야놀자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원하고 있다.

반면 야놀자는 이는 전적으로 오해로 인해 빚어진 일이며 고의로 이를 훼손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야놀자는 여기어때의 혜택존 스티커 제거는 자사와 제휴 업소간의 '마이룸(직접관리객실)' 서비스 계약에 따른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야놀자는 "불필요한 부착물을 제거할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철거하지 않고 제휴 업소 업주에게 전달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쪽은 '네탓' 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다른 한쪽은 잘못한게 없다고 하니 사태가 마무리 될 리 없지 않은가.

일각에서는 여기어때가 마케팅을 위해 일부러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지만 여기어때의 혜택존 스티커가 훼손된 것은 '사실'이다. 언론에서는 이 두 업체간의 다툼을 '진흙탕 싸움'으로 비교하고 있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와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는 O2O 서비스 업계의 젊은 CEO들이다. 올해 39세인 이수진 대표는 모텔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 10년간 공들여 현재의 야놀자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오랜 시간동안 모텔 서비스에 몸담으며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적극 반영해 야놀자의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야놀자의 대표 프로젝트인 '좋은 숙박'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다. 기술 집약적인 마인드와 시선으로 여기어때라는 앱의 기능과 고객이 받을 수 있는 혜택 증진에 무게를 둔다. 혜택존 스티커도 이같은 개발 관점에서 탄생한 IT 서비스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모텔이 갖고 있는 음지의 이미지를 양지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두 업체간의 방향도 다르다. 두 업체의 TV 광고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야놀자는 배우 송재림을 내세워 모텔이라는 숙박 이미지보다는 '놀이문화'를 강조하는 공익캠페인에 가까운 광고를 선보였다. 반면 여기어때는 개그맨 신동엽을 내세워 모텔이 남녀의 자연스러운 숙박 공간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여기어때 광고의 경우 모텔을 남녀 간의 성적 행위가 목적인 장소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최근 방심위로부터 '주의'경고를 받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두 업체간의 싸움을 배달 O2O 서비스나 부동산 O2O 서비스와 비교하기도 한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수수료 비교 광고를 놓고 공정위까지 갔었고 직방과 다방은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을 벌이며 다툼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와 나제원 요기요 대표는 경쟁 관계에 있으면서도 자주 식사를 하며 업계 발전을 도모하는 사이다. 안성우 직방 대표 역시 한유순 스테이션3(다방) 대표와 종종 만나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경쟁을 시작한지 2년이 다 됐지만 이수진 대표와 심명섭 대표는 전화 통화 한번 해보지 못한 사이다.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서로의 사업 방향과 색깔은 다르지만 숙박산업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목표는 같다. 만약 두 대표가 서로 대화를 먼저 시도했더라면 사태가 여기까지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건 기자 한명 뿐이 아닐 것이다.

진흙탕 속에서 우편물로 대화하기보다는 지금이라도 업계 발전을 위해 수장이 나서서 화해를 도모하고 건전한 경쟁 관계를 만드는 것이 어떨까?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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