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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정]삼성과 이통사의 밀당, 승리자는 애플


[민혜정기자] "여기라고 예외가 있겠습니까. 삼성이 갑이죠.", "물건 팔아주는 곳이 어딥니까. 이통사가 갑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갑이라 우기는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간 주도권 싸움은 수시로 공수가 바뀐다. 최근 석 달간 갤럭시노트7 사태에서도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8월 갤럭시노트7 출시 당시엔 명백히 삼성전자가 승기를 가져갔다. 근래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폰에 그만큼 열광적인 소비자 반응이 나왔던 폰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간 물량 경쟁도 치열했다. '니가 (불법 지원금 경쟁을) 하면 나도 한다'식 눈치작전 기류도 감지됐다.

그러나 이통사의 이 같은 기대감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물거품이 됐다. 삼성전자가 교환, 리콜에 따른 비용을 모두 보전해준다 하더라도 갤럭시노트7 소비자를 직접 응대해야 하는 이통사에겐 노트7은 악몽이다.

이통사들은 노트7 몸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이폰7이라는 실리를 택했다. 삼성 눈치를 보느라 한동안 잠잠하던 아이폰 예약판매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예판 조기 마감 사실도 경쟁적으로 알렸다. 삼성으로선 새삼 인심 야박하다고 느낄 마케팅 전쟁이다.

하지만 이와중에 웃는 쪽은 역시 고고한 애플이다. 애플은 통상 제조사와 이통사가 함께 부담하는 지원금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통사가 홀로 내야하다보니 다른 동급 폰의 절반 수준으로 아이폰7 공시지원금이 책정됐다. 그래도 이통사는 가입자 한명이 아쉬워 애플에 구애를 펼치고, 경쟁사간 소모적인 '판매량 기록 경신' 경쟁을 펼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 근원에도 애플 컴플렉스가 있다. 삼성을 1년에 플래그십폰(기술력이 집대성된 폰)을 두 번(갤럭시S, 갤럭시노트)이나 내는데, 이마저도 출시 주기를 아이폰보다 앞서기 위해 당겨왔다. 노트7 제품력이라면 조기 출시 카드가 아니라도 승산이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 이통 3사의 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대로 정체돼 있고, 삼성전자는 주축인 휴대폰 사업의 경쟁력을 재건해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은 아이폰7 판매가 정점에 이르는 4분기에 역대 분기 최고 판매량을 달성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싸움에 애플만 또 웃는 것일까.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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